"오직 눈빛만으로도, 짧은 대사 한 줄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을 수 있어. 진실성만 있다면! 이게 바로 연극이 가지고 있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힘이야!" (연극 햄릿 중)
극 중 햄릿이 총리대신 폴로니어스에게 던지는 이 대사엔 배우 조승우의 연기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데뷔 24년 만의 첫 연극 무대에 오른 조승우. 그는 '연기의 힘' 하나로 180여 분간 이어지는 극을 능수능란하게 이끌고 갑니다.
지난달 18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햄릿 (연출 신유청)'. 셰익스피어의 동명 고전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햄릿은 올해에만 벌써 두 번이나 관객과 만났습니다. 연극 명가 신시컴퍼니의 작품과 '공주 햄릿'을 내세운 국립극단의 햄릿이 이미 지난여름 무대에 올라 호평을 받았습니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 중인 햄릿이 세 번째 작품인데, 조승우가 고뇌하는 덴마크 왕자 햄릿 역을 맡아 일찌감치 화제가 됐습니다.
앞선 두 작품과 비교하면 조승우의 햄릿은 원작에 좀 더 충실한 편입니다. 방대한 원전 대사를 충실히 살리면서도 대사를 구어체로 쉽게 풀어냈습니다. 조승우는 고뇌와 광기, 슬픔 등 햄릿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관객을 압도합니다. 대사 한 줄 한 줄이 정확하게 귀에 꽂히지만 때로는 아무런 대사 없이 몸짓과 표정만으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오필리아의 장례식 장면에서 고통에 찬 표정으로, 온몸으로 절규하는 햄릿의 연기는 압권입니다. 하지만 180여 분 내내 무거운 분위기는 아닙니다. 햄릿이 정말로 미쳤는지 확인하려는 로젠크란츠와 길텐스턴을 상대하는 장면에서는 익살스럽고 장난기 넘치는 햄릿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연극계의 '블루칩' 연출가 신유청의 감각적인 해석과 연출도 돋보입니다. 신유청은 구시대와 새 시대의 대립, 그 가운데에 선 햄릿을 절묘하게 그려냈습니다. 노르웨이 왕자 포틴브라스의 존재감을 키운 것도 특징입니다. 햄릿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지만, 결이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 포틴브라스는 햄릿이 바라던 지도자의 모습을 투영합니다. 극 중 막판, 모두가 죽음을 맞이한 뒤 나타난 포틴브라스는 “이것으로 우리 노르웨이는 덴마크 왕조로부터 빚진 것은 모두 받았다”면서 상황을 수습하고 새 시대를 예고합니다.
폭넓은 치맛자락처럼 늘어진 23m의 계단식 복도와 우뚝 솟은 기둥. 거대한 벽과 기둥은 구질서를 상징합니다. 계단과 기둥으로만 구성된 단순한 무대는 '무대 거장' 이태섭이 창조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변형하는 무대는 햄릿의 처지와 그의 운명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실제 무대의 계단은 연극이 끝난 뒤에도 빛을 발합니다. 무대인사가 끝난 뒤, 홀로 남은 조승우가 계단을 걸어 올라간 뒤 어둠으로 사라지는 모습은 또 다른 햄릿을 그려냅니다.
연극 '햄릿'에는 조승우 외에도 클로디어스 역의 박성근, 거트루드 역의 정재은, 햄릿의 아버지 유령역의 전국환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여주인공 오필리아 역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 신예 배우 이은조가 맡았습니다. 햄릿은 1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합니다.
극 중 햄릿이 총리대신 폴로니어스에게 던지는 이 대사엔 배우 조승우의 연기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데뷔 24년 만의 첫 연극 무대에 오른 조승우. 그는 '연기의 힘' 하나로 180여 분간 이어지는 극을 능수능란하게 이끌고 갑니다.
연극 '햄릿' 공연 장면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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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햄릿 (연출 신유청)'. 셰익스피어의 동명 고전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햄릿은 올해에만 벌써 두 번이나 관객과 만났습니다. 연극 명가 신시컴퍼니의 작품과 '공주 햄릿'을 내세운 국립극단의 햄릿이 이미 지난여름 무대에 올라 호평을 받았습니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 중인 햄릿이 세 번째 작품인데, 조승우가 고뇌하는 덴마크 왕자 햄릿 역을 맡아 일찌감치 화제가 됐습니다.
연극 '햄릿' 공연 장면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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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두 작품과 비교하면 조승우의 햄릿은 원작에 좀 더 충실한 편입니다. 방대한 원전 대사를 충실히 살리면서도 대사를 구어체로 쉽게 풀어냈습니다. 조승우는 고뇌와 광기, 슬픔 등 햄릿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관객을 압도합니다. 대사 한 줄 한 줄이 정확하게 귀에 꽂히지만 때로는 아무런 대사 없이 몸짓과 표정만으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오필리아의 장례식 장면에서 고통에 찬 표정으로, 온몸으로 절규하는 햄릿의 연기는 압권입니다. 하지만 180여 분 내내 무거운 분위기는 아닙니다. 햄릿이 정말로 미쳤는지 확인하려는 로젠크란츠와 길텐스턴을 상대하는 장면에서는 익살스럽고 장난기 넘치는 햄릿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연극 '햄릿' 공연 장면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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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어진 시대, 악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고 사라졌던 햄릿, 자신의 짧은 생애를 한껏 불태워 악과 맞섰던 덴마크 왕자의 이야기” (신유청 '연출의 글')
연극계의 '블루칩' 연출가 신유청의 감각적인 해석과 연출도 돋보입니다. 신유청은 구시대와 새 시대의 대립, 그 가운데에 선 햄릿을 절묘하게 그려냈습니다. 노르웨이 왕자 포틴브라스의 존재감을 키운 것도 특징입니다. 햄릿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지만, 결이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 포틴브라스는 햄릿이 바라던 지도자의 모습을 투영합니다. 극 중 막판, 모두가 죽음을 맞이한 뒤 나타난 포틴브라스는 “이것으로 우리 노르웨이는 덴마크 왕조로부터 빚진 것은 모두 받았다”면서 상황을 수습하고 새 시대를 예고합니다.
연극 '햄릿' 공연 장면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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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치맛자락처럼 늘어진 23m의 계단식 복도와 우뚝 솟은 기둥. 거대한 벽과 기둥은 구질서를 상징합니다. 계단과 기둥으로만 구성된 단순한 무대는 '무대 거장' 이태섭이 창조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변형하는 무대는 햄릿의 처지와 그의 운명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실제 무대의 계단은 연극이 끝난 뒤에도 빛을 발합니다. 무대인사가 끝난 뒤, 홀로 남은 조승우가 계단을 걸어 올라간 뒤 어둠으로 사라지는 모습은 또 다른 햄릿을 그려냅니다.
연극 '햄릿' 공연 장면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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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햄릿'에는 조승우 외에도 클로디어스 역의 박성근, 거트루드 역의 정재은, 햄릿의 아버지 유령역의 전국환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여주인공 오필리아 역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 신예 배우 이은조가 맡았습니다. 햄릿은 1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합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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