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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윤 대통령 비난 글, 한동훈 가족이 올렸나" 묻자 韓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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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올렸다는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을 두고 여권 내 계파 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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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난 한동훈 대표는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정치권에) 여러 가지 중요 사안이 있는데, 없는 분란을 만들어서 분열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가족이 게시글을 올렸는지 확인했느냐’는 질문엔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지난 5일 당원게시판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9일만에 나온 한 대표의 첫 입장이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은 실명을 인증해야 이용할 수 있다. 게시글 작성자는 ‘김**’ 같은 식으로 성(姓)만 노출된다. 그러나 최근 전산 오류가 발생해 성명으로 작성자를 검색하면 해당 게시글을 바로 찾을 수 있는 상황이 잠시 벌어졌다. 이때 일부 유튜버가 한 대표와 한 대표의 부인ㆍ장인ㆍ장모ㆍ모친ㆍ자녀의 이름과 동일한 작성자가 700여개의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엔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내용이 다수 있었다. 친윤계는 "실제로 한 대표와 그의 가족이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게시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날 의총에서 "한동훈이란 이름을 가진 당원은 모두 8명이고, 이 중 3명이 당원게시판에 글을 썼는데 한 대표의 개인정보와는 일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어 당원게시판 시스템 미비로 논란이 발생했다며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좌중에선 “본질은 한 대표 가족들이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방글을 썼느냐 여부”라는 식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발언권을 얻은 강승규 의원은 “당 대표 가족 이름이 당정 분열에 이용됐으면 당연히 수사 의뢰하는 게 맞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어 연단에 오른 김미애ㆍ조정훈 의원 등도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수사 의뢰와 당무 감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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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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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에선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이 나서 ▶당원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 때문에 당 차원의 조사가 힘들고 ▶비방글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도 기소가 힘들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그러자 검사 출신인 친윤계 정점식 의원은 "나에 대한 비판도 당원게시판에 엄청나게 올라왔는데, 조직적인 행동이 있었던 것 아니었나. 당원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한 대표 취임 이후 정책위의장 사퇴 여부를 두고 친한계와 갈등을 겪었다.

최초 발언자였던 강승규 의원이 다시 연단에 오르자 침묵한 채 발언을 듣던 한 대표는 의총장을 떠났다. 이에 추경호 원내대표가 “오늘 상임위에 예결위도 있으니 추후에 따로 더 논의하자”며 의총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주 의원을 제외한 친한계 의원은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당초 이날 의총은 친한계가 원내지도부를 겨냥해 ‘조건 없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하려고 만든 자리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친한계 주장을 대거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특별감찰관 관련 공방은 벌어지지 않았다. 추 원내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조건 없는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 ▶북한인권재단 관련 법 개정 추진 ▶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 등 세 가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당원게시판 논란이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친윤계와 친한계의 장외 여론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친윤계에선 “보수의 탈을 쓰고 잠입한 보수 분열의 간첩들을 색출해서 쫓아내자는 게 그렇게 잘못된 건가”(김재원 최고위원), “가족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든가, 아니면 부정하라”(장예찬 전 최고위원)는 등의 공세가 쏟아졌다. 반면 친한계는 “지나치게 대표를 공격하는 것은 야당이 좋아할 수 있는 분열상”(조경태 의원), “한 대표 가족이 바보 멍텅구리가 아닌 이상 그런 것을 했겠느냐”(신지호 부총장)라며 맞섰다.

김기정·노유림·전율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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