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이번에도 표결에 불참했다. 야당만의 특검 후보 추천은 대통령 임명권 제한이고 수사 범위가 너무 넓어 특검법에 반대한더더니, 야당이 수용하자 “입법 농단”이라고 했다.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반대 또 반대하는 건 스스로 생각해도 구차하지 않나. 여당은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주도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는데, 강제수사권 없는 특별감찰관이 특검을 대체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국민이 없다. 대다수 국민이 찬성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앞장서 막고 나선 한 대표는 이제 ‘국민 눈높이’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
김 여사 의혹은 연일 새로운 얘기가 공개되고 있다. 명태균씨가 김 여사에게 받았다고 인정한 돈봉투의 대가성 여부 수사가 불가피해졌고,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녹취록도 나왔다.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본격화하던 2020년 9~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 공범과 40차례 연락한 정황도 묻고 갈 일인가.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씨가 대선 때 식사 대접한 10만4000원에 법원이 벌금 150만원을 선고하자, 당장 시중에서는 명품백 받고 도이치 주식 투자로 수십억원을 번 ‘김건희는?’이란 말이 부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거부 시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 의혹을 반드시, 낱낱이 규명하라는 건 국민의 요구다. 김 여사 특검법이 여당 반대로 폐기되면 야당은 네 번째 특검법을 발의할 것이다. 특검법 처리, 거부권 행사, 재투표라는 소모적인 일을 반복할 이유가 없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면 통치 불능 상태에서 헤어날 방법이 없다. 국정을 포기하면서까지 김 여사를 지키려 할수록 민심은 떠나갈 것이다. 지난 재표결에선 여당 의원 4명이 찬성했는데 다시 표결할 경우 결과를 장담할 수도 없다. 민심의 분노와 엇가면, 여당도 심판대에 설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남미 순방에 환송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짧게 살고 천천히 죽는 ‘옷의 생애’를 게임으로!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