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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농민들, EU-남미 FTA에 트랙터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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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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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연말 내로 20년 동안 남미경제공동체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마무리 지을 것이란 전망에 유럽 농가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 앞에서는 이날 농민 200여명이 트랙터 30대를 몰고 시위에 나섰다. 프랑스 농민들도 18일부터 대대적인 시위를 조직하기로 했다. 쇼몽 등 프랑스 일부 도시에서는 일부 농민들이 거름을 뿌리며 조직적인 항의 움직임을 시작했다.

EU의 엄격한 환경 규제를 받지 않는 농·축산물의 수입이 불공정한 경쟁을 초래한다는 게 농부들의 주장이다.

EU내 1위 농업국가 프랑스의 반발이 가장 크다. 전날 프랑스 상·하원과 유럽의회 의원 622명은 전날 일간 르몽드를 통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앞으로 FTA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냈다. 앞서 프랑스는 EU로 수입되는 상품이 아마존 열대우림 등 생태계 파괴를 악화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 EU의 위생·환경 기준을 메르코수르 국가도 동일하게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한에서 프랑스 의원들은 앞서와 마찬가지로 “1999년 EU와 메르코수르 협상이 시작된 이래 이베리아반도 크기의 아마존 삼림 벌채가 이뤄졌다”며 현재 남미의 상황은 파리협정과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총리도 이날 브뤼셀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회담하며 메르코수르와의 FTA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프랑스는 현재 조건으로는 이 협정을 받아들일 수 없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약 25년 째 FTA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2019년 원론적인 합의를 이뤘으나, EU가 환경보호 의무 등 새로운 조건들을 추가하면서 교착이 계속됐다. 그러나 최근 양측이 논의를 재개하면서 연말에 최종 서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독일은 FTA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자동차, 기계 등 새로운 수출 판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앞서 울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FTA 교착을 비판하며 “유럽의 경제 성장 전망을 개선할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중국에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4일 폴리티코는 “다음주 브라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EU-메르코수르간 FTA가 체결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농부들의) 반대 시위로 불확실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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