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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전 태광그룹 실세’ 김기유 엄벌 탄원에 계열사 노조까지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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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노조 “임직원 무차별 징계·해직으로 생계 위협…막말과 욕설은 일상”

뉴스1

‘150억 원대 부당대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이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가운데 김 전 의장의 변호인단이 재판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지인인 부동산 개발시행사 대표의 청탁을 받고 지난해 8월 당시 그룹 계열사 대표에게 150억 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4.10.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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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150억원 사기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을 구속·엄벌해 달라는 탄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태광그룹 주력 계열사 노동조합까지 나섰다.

노조가 현직이 아닌 이미 해임된 경영자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태광 주력 계열사 노조는 전 그룹 실세 김기유의 인사전횡, 직장갑질, 사익편취 문제를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김기유 실권 장악 때마다 임직원 무분별한 징계와 해직

김 전 의장의 엄벌을 촉구하는 전·현직 임직원들의 탄원서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부분은 무분별한 징계와 해직이다.

김 전 의장은 실권을 장악할 때마다 경영감사와 경영진단을 빌미로 대규모 해직을 단행했고, 빈 자리를 자기 사람들로 채웠다.

흥국생명 노조는 성명서에서 “김기유는 2017년 경영컨설팅을 무기로 200여명의 직원을 하루 아침에 강제 퇴출시켰다”며 “수많은 노동자 가정은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경제적 파탄 위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2022년에는 대표를 포함해 임원 15명 중 13명을 해임하고 본인에게 충성한 사람들도 채웠다”고 밝혔다.

실제 태광그룹 내 퇴직자는 2012년과 2013년에는 200여명 수준이었으나, 김 전 의장이 경영기획실장으로 그룹 경영을 총괄하기 시작한 2014년 300명을 넘어섰고, 2015년과 2016년에는 400명대로 급증했고, 2017년에는 522명에 달했다.

흥국생명 노조는 “그룹을 장악하려는 목적으로 경영감사라는 미명 하에 무리한 징계를 남발해 조직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었다”고 밝혔다.

“막말과 욕설은 일상…잦은 직원 집합에 욕설과 고함·삿대질로 화풀이”

김 전 의장의 막말·욕설과 직장갑질도 태광그룹 계열사 노조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실세 김 전 의장의 막말과 욕설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회사를 떠난 직원도 적지 않았고, 심지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린 임직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대 태광산업 석유화학 노동조합 위원장은 “김기유의 막말과 욕설은 회사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며 “폭언과 갑질에 시달리다 회사를 떠난 임직원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고 밝혔다.

흥국생명 노조도 “김기유가 일삼은 폭언과 갑질, 부당 업무 지시로 회사 모든 구성원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데 더해, 일부 임직원은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태광그룹 계열사 노조원들의 증언과 임직원들의 탄원서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그룹 기획실 임원회의에서 특정 임원을 향해 “싸가지 없는 놈”, “그 놈은 가만 안 둔다”고 말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기획실에서 팀장급으로 근무했다는 A 씨는 “김기유는 막말과 욕설을 일상적으로 사용했고, 툭하면 기획실 직원들을 집합시킨 뒤 욕설과 고함, 삿대질로 화풀이를 했다”며 “3시간 동안 계속해서 막말과 욕설을 퍼붓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흥국생명 노조는 “김 전 의장이 150억 원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와 여성 프로골퍼를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노동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강요하고 조직을 파탄에 이르게 하면서도 본인 잇속만을 위해 온갖 불법과 전횡을 휘두른 장본인”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법원의 결정에 흥국생명의 모든 구성원들은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노동자들과 흥국생명 전체 에 대한 또다 른 모욕이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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