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5 (금)

명태균, 윤 대통령 창원 방문일정 미리 알고 있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54)씨가 경호상 기밀사항인 대통령 일정을 사전에 알았던 정황이 담긴 녹취가 12일 공개됐다. 이 녹취에는 2022년 6월 22일 윤 대통령 부부가 경남 창원시 한 원전기업을 방문하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던 명씨가 김영선(국민의힘)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인 강혜경(47)씨와 이에 대해 나눈 통화 내용이 담겼다.

녹취에 따르면, 윤 대통령 방문 이틀 전(6월 20일) 명씨는 강씨에게 “내일 아침에 정보가 샐까 싶어서 대통령 온다고 아무한테 얘기하면 안 된다”며 “대통령 일정이 공개되면 그것도 법에 걸려”라고 말했다.

당시 창원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 폐기’를 선언했는데, 명씨가 원전 관련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내용도 녹취에 담겼다. 명씨는 “가만히 쥐고 있으면 나중에 6만~7만원 간다”고 말했다.

지난 8, 9일 소환조사 당시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이 명씨로부터 김건희 여사한테 돈을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명씨에게 김 여사로부터 돈을 받았는지 물었고 “교통비 정도를 받은 적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금액과 시기에 대해 명씨는 “소액인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날 중앙일보가 입수한 명씨의 구속영장(8쪽)에는 명씨가 “국민의힘 당 대표, 대통령 부부 등 정치인과 친분을 과시했다” “일반인이 정당 공천 과정에 관여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인 이득을 취했다” “스스로 국회의원과 같은 지위에서 정치 활동을 했다” 등의 내용이 적시됐다.

검찰은 명씨가 2022년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김 전 의원으로부터 공천과 관련해 세비 등 762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본다. 그밖에도 명씨 등은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이모씨,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 배모씨로부터 1억2000만원씩 모두 2억4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명씨가 두 사람에게 윤 대통령 부부 및 이준석 대표 등과의 친분 등을 내세워 자신에게 협조하면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는 내용도 구속영장에 담겼다.

검찰은 명씨가 그간 언론에 “휴대전화를 아버지 산소에 묻었다” “다 불태우러 간다”고 말하는 등 증거를 추가로 인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구속영장에서 강조했다. 실제로 명씨는 과거에 사용했던 휴대전화 3대를 폐기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 등의 영장실질심사는 14일 창원지법에서 열린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