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해외주식 투자 140兆
외국인, 10월 韓 상장주식 4.3兆 순매도
한국예탁결제원, BNK투자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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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K증시(한국 증권시장)이 2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저평가를 받고 있다. 서학개미 등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급증으로, 국내 주식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결정이 늦었다는 시각도 있다.
■ 신흥시장보다 더 저평가된 한국시장
12일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시장 대비 코스피200 12개월 선행(12MF) 주가수익비율(PER)은 57% 저평가됐다. 코스피 200의 12MF PER은 8배로 역사상 최저점에 근접했다.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기업과 금융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던 2002~2004년 이후 가장 저평가됐다.
신흥시장의 12MF PER이 글로벌 주식시장 대비 37% 저평가된 것이 영향을 줬지만,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한국시장의 낮은 밸류에이션(가치)은 수급악화에서 비롯된다. 국내 주식시장이 정체되면서 해외시장으로 자금이동이 활발하게 진행됐고, 이러한 자금이탈이 한국시장의 저평가를 합리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다르면 2024년 9월 현재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금액은 1379억달러다. 이 중 해외주식은 1020억달러, 해외채권은 359억달러다. BNK투자증권은 현재환율을 적용할 경우 해외주식 투자금액이 140조원에 달한다고 계산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7일 기준 1013억6570만여달러(약 141조7295억원)로 집계됐다.
김 연구원은 "해외주식 투자는 2020년 팬데믹부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2022년부터 해외시장과 달리 한국시장이 부진한 틈을 타서 재차 급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대비 한국시장 저평가가 심화된 상황에서 국내 연기금들이 자산배분 전략상 국내보다 해외 비중을 늘리기로 하면서 한국시장이 더 소외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2024년 삼성그룹, SK그룹이 밸류업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2025년에는 자사주 취득,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들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밸류업 논의가 시작한 2024년에만 10조원 수준의 자사주 취득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2025년부터는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자금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밸류업을 위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개인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방안도 중요하다.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들이 환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다"며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금투세 폐지는 주식시장 수요에 긍정적이나 밸류업 과정에서 장기투자자금을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동시에 진행되면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에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 외국인, 3개월 연속 코리아 엑소더스
외국인 투자자들은 10월까지 3개월 연속 국내 상장주식을 순매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0월 상장주식 4조388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4조216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720억원 순매도다. 10월 말 기준으로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량은 728조9000억 원으로 시가총액의 27.7% 수준이다.
지난 9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들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을 대거 팔고,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ETF를 56억원 순매도했다. 'TIGER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도 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대신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는 66억원 순매수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내수 경기가 좋지 않고, 이차전지 기업 이익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보조금 정책을 폐지할 경우 이차전지 기업이 더욱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수급 측면에서도 금투세가 폐지 수순을 밟고 있지만 해외 투자로 수급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어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지수는 상승 폭이 제한되며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 기업의 4분기 실적 전망치는 최근 한 달 사이 10% 넘게 하향 조정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닥 기업 71곳의 영업이익 추정치 총합은 1조811억원으로 한 달 전(1조2085억원) 대비 1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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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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