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종료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며 미국 증시가 연일 급등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나 홀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소화하며 소폭 반등했지만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에 주초부터 증시는 2500선까지 밀렸다.
10일 코스피는 29.49포인트(1.15%) 하락한 2531.6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4.54포인트(1.96%) 내린 728.84로 장을 종료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90포인트(0.04%) 오른 2562.05, 코스닥은 1.48포인트(0.20%) 상승한 744.86으로 출발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이탈로 이내 하락 전환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360억원, 237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대신 개인이 7361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증시를 떠받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과 기관이 각각 674억원, 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84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도체 업황 불안, 내년 실적 부진 예상 등 여러 불안 요인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날 약세의 원인으로 중국의 실망스러운 부양책이 꼽힌다.
지난 8일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가 끝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 10조 위안(약 1900조원) 이상 재정 부양책이 발표됐다. 주요 내용은 지방정부 음성채무를 대환하기 위한 특별채권한도 상향과 채권 발행 등으로 10조 위안을 투입하고 판자촌 재건을 위한 자금으로 2조 위안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시장에서는 부양책이 음성부채 대환에만 국한되고 중앙정부 개입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중국 전인대 상무위 정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동아시아 증시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면서 “발표된 중국 재정 부양책 규모는 내수 진작에 대한 내용이 부재했다”고 국내 증시 부진에 대해 분석했다.
반면 미국 증시는 트럼프 트레이딩 효과가 이어지면서 지난 8일 미국 3대 주가지수(S&P500, 다우존스산업평균, 나스닥)는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아시아 증시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77포인트(0.51%) 오른 3470.07로 마감했다. 닛케이225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32.95포인트(0.08%) 오른 3만9533.32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만 나홀로 부진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업계는 중국 부양책의 파장이 당분간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실물 부양책에 중요 내용이 빠진 배경에는 선제적인 부양책으로 미국을 자극하기보다 대중 관세 60% 현실화 등 트럼프 2기 정책을 일단 관망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며 “실물 경기 재정 부양정책 부재로 단기적으로 중국 경기의 강한 모멘텀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국내 경기와 증시, 외환시장에도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 이후 상승세가 더욱 강해진 미국 증시로 자금 쏠림은 코스피 소외 현상을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새 정부의 정책 리스크를 반영하는 기간에는 한·미 증시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염두에 두고 개별 산업과 기업 단에서 기회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트럼프 트레이드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금융시장이 정상을 찾아간다면 코스피의 분위기 호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을 명확히 한 11월 FOMC를 거치며 금융시장의 정상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8월 이후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한 코스피의 강한 반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국내 증시는 트럼프 트레이드 소강 국면 진입 속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표(CPI),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와 지난 금요일 중국 부양책 여파 및 실물 지표,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의 발언, 메리츠금융지주 등 개별 실적 이벤트 영향이 있을 예정"이라면서 "주간 코스피 예상 레인지는 2510~2620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최연재 기자 ch022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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