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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트럼프 귀환' 앞둔 세계…두 개의 전쟁 종식 국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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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브로맨스' 푸틴과 중재 협상 주목

트럼프 "평화 해법 추가로 논의 제안"

이스라엘에 "취임 전 전쟁 끝내라" 공언

트럼프 재선에 이스라엘 가자 공세 강화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귀환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두 개의 전쟁에서 고군분투한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집권 2기에서 ‘미국 우선주의’에 기초해 전쟁을 조기에 종식하겠다는 의지는 단호해 그의 종전 구상이 현실화할지 세계의 시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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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018년 7월 16일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푸틴과 통화…“우크라전 상황 악화 말라” 요구

트럼프는 “재집권 시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즉각 종식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과시해왔기에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집권 2기에서 ‘브로맨스’를 활용해 전쟁 종식을 중재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트럼프는 당선이 확실시된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이어 푸틴과도 전화 통화를 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푸틴과 지난 7일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는 요구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푸틴에게 유럽 지역에 상당한 규모의 미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확전은 안 된다’는 취지로 조언했다. 유럽 대륙에서의 평화 목표에 대해 논의했으며,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후속 대화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WP는 “트럼프는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영토 일부를 유지하는 형태의 합의를 지지할 의사를 밝혔고, 푸틴과 전화 회담에서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근 사이에선 푸틴이 고집하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최소 20년 유예하고 현재 전선을 동결한 채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종전 구상으로 거론된다. 이는 사실상 우크라이나에 양보를 강요하는 내용으로 앞으로 젤렌스키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젤렌스키는 국제사회가 북한군 파병에 대응하는 조처를 하지 않으면 더 많은 북한군이 러시아에 배치될 것이라며 추가 군사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원조 중단의 위험에 놓였다. 트럼프는 젤렌스키를 “지상 최고의 세일즈맨”이라고 부르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위기감에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취임 전에 의회가 이미 승인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액 중 나머지 70억 달러(약 9조8000억원)의 신속한 집행을 추진하고 있다.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제공한 군사 및 예산, 인도적 지원 액수는 약 1060억달러(약 148조원)로 추정된다.

트럼프 집권 2기에선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방침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트럼프 옆에 얼굴을 찡그리고 서 있는 젤렌스키에 ‘용돈을 잃기까지 38일 남았을 때의 모습’이라고 적힌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공유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대선 결과가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공식화되는 12월 17일까지 남은 기간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가 집권 2기에서 미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과시해 적대국들엔 강한 억제력을 내세우고, 동맹국들엔 강조해 온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자국 기여의 대가를 요구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는 투트랙 대외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트럼프 2기를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은 격화하고 있다. 향후 잠재적인 평화 회담의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지금 당장 가능한 모든 이득을 얻어 놓겠다는 계산에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3년 전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서로에게 가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 지역 인근 등에서 우크라이나 항공기 84대를 격추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800발 이상의 유도 공중 폭탄과 600발의 드론, 20발의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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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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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트럼프와 3차례 통화 과시…反이란 동맹 강화 뜻

가자전쟁도 트럼프 2기를 앞두고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 대선 뒤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 강화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가자지구뿐만 아니라 레바논과 시리아 등 친 이란 세력인 ‘저항의 축’을 상대로 한 공격에 기세를 올리고 있다.

트럼프는 가자전쟁에서는 완벽한 친이스라엘 정책을 표방하며, 신속히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나길 원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전 자신의 당선을 전제로 “내 취임식(2025년 1월 20일) 전 전쟁을 끝내라”고 네타냐후 총리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를 축하한다”고 트럼프를 환영한 네타냐후 총리는 전 세계 정상에서 가장 먼저 전화했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트럼프 당선 이후 3차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과시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 간의 굳건한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매우 훌륭하고 매우 중요한 대화였다”며 “우리는 이란의 위협과 그로 인한 위험에 대해 모든 측면에서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이스라엘 앞에 놓인 평화와 확장, 기타 분야에서의 큰 기회도 보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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