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직 공무원→정무직 재분류 통해 신분보호 무효화 추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200만 명이 넘는 미국 연방 공무원 사이에서 '대량 해고'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CNN은 10일(현지시간)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에 앞서 연방 공무원 사회가 동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 공무원의 신분은 법률에 따라 보호받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기 뜻에 따르지 않는 공무원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신분이 보장되는 일반직 공무원을 정무직으로 재분류한 뒤 해고하고, 충성파로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막판인 2020년 일반직 공무원을 정무직으로 재분류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행정명령 '스케줄 F'를 선포하기도 했다.
스케줄 F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폐기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취임 첫날 스케줄 F를 되살리겠다고 천명했다.
'연방 정부 내 비효율성을 제거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도 연방 공무원 사회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대한 연방 정부를 효율화하기 위해 '정부효율위원회'를 설치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수장으로 임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엑스에 올린 합성 이미지 |
이와 관련, 미국 언론들은 머스크가 연방 공무원을 대량으로 해고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머스크가 지난 2022년 트위터(현 엑스·X)를 인수한 뒤 전체 직원의 절반이 넘는 3천여 명을 해고한 것처럼 연방 공무원을 상대로도 해고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머스크는 최근 엑스에 세면대를 들고 있는 자기 모습을 백악관 내부 배경에 합성한 이미지를 게시하면서 '그것을 흘려보내자'(Let that sink in)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 중 하나인 '고인 물 빼기'(Drain the Swamp)를 이용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 공무원들을 고인 물이나 적폐를 의미하는 '늪'(Swamp)이라고 표현하거나, 연방 정부 내 기득권 집단을 의미하는 '딥스테이트'(Deep State)로 부르면서 적대감을 보여왔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D.C.에 위치한 각종 정부 기관의 지방 이전을 공약한 것도 공무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일하는 연방정부 직원 중 10만 명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현재 워싱턴D.C.를 비롯해 인근 메릴랜드와 버지니아주(州)에서 근무하는 연방 공무원의 수는 44만9천명에 달한다. 이 중 20%가 넘는 공무원을 지방으로 보내겠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때도 워싱턴D.C.에 있던 국토관리국(BLM)을 콜로라도주로 이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직원 287명이 퇴직했다.
'고인 물 빼기' 구호를 들고 있는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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