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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출신' 사장 뜨는 에너지 공공기관장…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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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한국전력 자회사 사장 인사 마무리
동서·남동 발전 등 정치인 출신 기관장으로
전문성보다 협상력·사업 동력 확대 기대도
한국일보

7일 한국남동발전 삼천포 발전본부에서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신임 사장이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남동발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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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산하 발전 5개사 중 2개 회사가 사상 처음 국민의힘 출신 정치인을 새 사장으로 맞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김동철 한전 사장 취임에 이어 올해도 정치권 출신 인물들이 에너지 공공기관장으로 취임하면서 전문성 및 업무 적합성을 두고 업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10일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여당 정치인 출신 인물을 새 사장으로 맞은 회사는 한국남동발전·한국동서발전 등 두 곳이다. 남동발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국회의원 출신 사장이 된 강기윤 전 국민의힘 의원은 LG전자 및 금속공업사에서 근로자와 경영자를 거쳐 제 19·21대 국회의원(경남 창원성산)을 지냈다. 그는 22대 총선에서 3선을 노리고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권명호 동서발전 신임 사장은 제21대 국회의원(울산 동구)을 지내면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앞서 9월 30일 취임식을 열고 업무를 시작한 이영조 중부발전 사장은 내부 승진했고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한전 경영관리 부사장을 지냈다. 4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지낸 김준동 남부발전 사장이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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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동준 기자


보은성·비전문가·낙하산 VS 할 말 하는, 힘 있는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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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울산 중구 한국동서발전 본사에서 권명호 사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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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산업부 관료나 한전서 임원을 지낸 이들이 에너지 공기업 수장으로 갔던 것과 달리 유독 윤석열 정부 들어 정치인 출신들이 대거 사장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한전은 1961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호남 출신 4선(17·18·19·20대) 의원인 김동철 사장을 선임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서 경제정책 상임고문,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에서 국민통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지냈다. 이에 앞서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는 각각 최연혜(20대)·정용기(19·20대)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임명됐다. 최연혜 사장은 국회 산중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정치인 출신 사장이 늘어나면서 국회의원 총 선거 이후 보은성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은 7월 발표한 성명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에서 '공공기관 낙하산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전리품 챙기듯이 측근들과 공기업 사장 자리로 향하고 있다"며 전력산업 비전문가인 정치인 출신 사장 임명에 반대해왔다. 남태섭 전력산업노조 사무처장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한전 산하 발전자회사들의 주요 사업 부문에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와 신재생 사업 확대가 있다"며 "현재 전력 그룹사에 대한 전문적 시각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치인 출신 사장은 회사의 미래 발전 가능성보다 현 정부의 정책에 코드를 맞추려는 방향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업계 내부적으로는 에너지 업계가 규제·법안과 밀접하게 연관된 한편 최근 에너지 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과 입김이 커지면서 정치인 출신 사장이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관료나 한전 출신 사장의 경우 신규 발전소 건설이나 신 사업 확장 과정에서 보수적으로 일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정치인 출신이 사장으로 오면 대외적으로 힘이 실리고 사업에도 동력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라고 말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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