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스페인 남동부를 강타한 기습 폭우로 2백여 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는데요.
이에 앞서 지난 5월 브라질 남부에서도 역사상 전례 없는 대홍수가 발생해 참혹한 수해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재해 발생 후 반년이 지난 지금, 피해 지역 상황은 어떤지 브라질 김수한 리포터가 현장에 직접 가봤습니다.
[기자]
지난 5월 브라질 최대 곡창지대인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에서 역사상 최악의 수재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도로는 폭우에 쓸려 온 진흙으로 파괴되고 수백 채의 가옥들이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대피조차 하지 못하고 고립되었던 시민은 220만여 명.
평온했던 일상을 할퀴고 간 대홍수.
재해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현지 상황은 어떨까.
홍수 피해가 가장 컸던 엘도라도두술 지역의 농경지를 찾아가 봤습니다.
[크리스티안 샤롱 / 엘도라도 두 술 농림국장 : 여기 우리가 있는 이곳이 홍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입니다. 홍수는 자쿠이 강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지역은 물의 수위가 약 7~8미터 정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따라 모든 농작물과 소, 돼지, 가금류 등 이 지역의 모든 가축이 쓸려가 버렸습니다.]
올해 이 지역에선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홍수 피해가 심각해 토양의 모든 양분이 유실됐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티안 샤롱 / 엘도라도두술 농림국장 : 이 지역 사람들은 홍수로 인해 집과 창고, 건물, 트랙터 등 모든 수입원을 잃었습니다. 이는 전쟁의 참상과 같습니다.]
주기적으로 홍수를 겪어온 지역이지만 지난 5월 대홍수는 유례없는 재난이었습니다.
범람에 대비하던 브라질 관계 당국도 2주 만에 쏟아진 1년 치 강우량에 아예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상실감 속에서도 생계를 위해서는 재해의 흔적이 가득한 집으로 다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물이 여기까지 왔어요. 여기까지 들어왔어요. 여기 이 지점까지요. 여기 밑으로는 다 물이었어요."
이 지역에서 33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조제 마리노 씨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앗아간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조제 마리노 / 지역 농부 : 우리는 여기에서 채소 농장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약 300상자의 채소를 수확했습니다. 채소를 포르투 알레그리의 시장에 공급했고 지역 주민에게도 판매했습니다. 또 지역 커뮤니티 연대 경제를 위한 학교 급식 프로그램에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4개월 동안 작물을 공급하지 못했습니다.]
무너지고 파괴된 삶의 터전 앞에 망연자실하게 선 조제 마리노 씨.
더딘 재건 속에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날로 커져만 갑니다.
브라질의 각계 전문가들은 이번 대홍수가 우연한 재해에 그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읍니다.
기후 위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넬슨 그루피스키 / 지역 생산조합 대표 : 홍수는 기후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활동에 의해 촉발된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인간은 종종 무분별한 방식으로 기후 변화의 가속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농약 사용, 화재, 산림 벌채, 그리고 보호구역의 조류 서식지 파괴 등이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숲을 없애고, 이는 환경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질베르토 아제바도 / 엘도라도 시 환경국 국장 : 각국 정부는 우리 지구가 직면한 새로운 기후 환경에 적응해야 합니다. 말만 하고, 앉아서 회의만 하고, 협정을 만들지만 지키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나아지게 할 수 없습니다. 협정을 만들었으면 협정을 지켜야 합니다.]
이번 브라질 대홍수는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기후 변화가 초래한 위기가 세계 곳곳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는 지금,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나라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브라질에서 YTN 월드 김수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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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스페인 남동부를 강타한 기습 폭우로 2백여 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는데요.
이에 앞서 지난 5월 브라질 남부에서도 역사상 전례 없는 대홍수가 발생해 참혹한 수해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재해 발생 후 반년이 지난 지금, 피해 지역 상황은 어떤지 브라질 김수한 리포터가 현장에 직접 가봤습니다.
[기자]
지난 5월 브라질 최대 곡창지대인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에서 역사상 최악의 수재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도로는 폭우에 쓸려 온 진흙으로 파괴되고 수백 채의 가옥들이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대피조차 하지 못하고 고립되었던 시민은 220만여 명.
2백여 명이 목숨을 잃은 큰 재해는 브라질 국민에게 전례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평온했던 일상을 할퀴고 간 대홍수.
재해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현지 상황은 어떨까.
홍수 피해가 가장 컸던 엘도라도두술 지역의 농경지를 찾아가 봤습니다.
한창 파종할 시기지만 황량한 땅에는 잡초만 가득할 뿐, 경작은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
[크리스티안 샤롱 / 엘도라도 두 술 농림국장 : 여기 우리가 있는 이곳이 홍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입니다. 홍수는 자쿠이 강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지역은 물의 수위가 약 7~8미터 정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따라 모든 농작물과 소, 돼지, 가금류 등 이 지역의 모든 가축이 쓸려가 버렸습니다.]
올해 이 지역에선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홍수 피해가 심각해 토양의 모든 양분이 유실됐기 때문입니다.
재배 환경이 무너진 상황에 주민들은 당장 생계가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크리스티안 샤롱 / 엘도라도두술 농림국장 : 이 지역 사람들은 홍수로 인해 집과 창고, 건물, 트랙터 등 모든 수입원을 잃었습니다. 이는 전쟁의 참상과 같습니다.]
주기적으로 홍수를 겪어온 지역이지만 지난 5월 대홍수는 유례없는 재난이었습니다.
범람에 대비하던 브라질 관계 당국도 2주 만에 쏟아진 1년 치 강우량에 아예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생 일궈온 삶의 터전을 순식간에 잃은 주민들.
헤아릴 수 없는 상실감 속에서도 생계를 위해서는 재해의 흔적이 가득한 집으로 다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물이 여기까지 왔어요. 여기까지 들어왔어요. 여기 이 지점까지요. 여기 밑으로는 다 물이었어요."
이 지역에서 33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조제 마리노 씨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앗아간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조제 마리노 / 지역 농부 : 우리는 여기에서 채소 농장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약 300상자의 채소를 수확했습니다. 채소를 포르투 알레그리의 시장에 공급했고 지역 주민에게도 판매했습니다. 또 지역 커뮤니티 연대 경제를 위한 학교 급식 프로그램에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4개월 동안 작물을 공급하지 못했습니다.]
무너지고 파괴된 삶의 터전 앞에 망연자실하게 선 조제 마리노 씨.
더딘 재건 속에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날로 커져만 갑니다.
브라질의 각계 전문가들은 이번 대홍수가 우연한 재해에 그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읍니다.
기후 위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넬슨 그루피스키 / 지역 생산조합 대표 : 홍수는 기후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활동에 의해 촉발된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인간은 종종 무분별한 방식으로 기후 변화의 가속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농약 사용, 화재, 산림 벌채, 그리고 보호구역의 조류 서식지 파괴 등이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숲을 없애고, 이는 환경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질베르토 아제바도 / 엘도라도 시 환경국 국장 : 각국 정부는 우리 지구가 직면한 새로운 기후 환경에 적응해야 합니다. 말만 하고, 앉아서 회의만 하고, 협정을 만들지만 지키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나아지게 할 수 없습니다. 협정을 만들었으면 협정을 지켜야 합니다.]
이번 브라질 대홍수는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기후 변화가 초래한 위기가 세계 곳곳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는 지금,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나라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브라질에서 YTN 월드 김수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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