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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싸구려' 무시하다가 깜짝 놀란 이유…"중국 경쟁력, 이래서 무섭다"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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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D.C.]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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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저편엔 또 무슨 일이 벌어졌나, 우리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깊이 있고 생생한 글로벌 지식뉴스를 전해드립니다.


Q. 최근에 중국과 타이완을 다녀와서 미중 경쟁, 그리고 산업 경쟁력 관련 글을 발표했는데 갔다 온 결과가 꽤 충격적이었다고 들었습니다.

A. 저도 중국은 사실 코로나 이후에 처음, 굉장히 오랜만에 갔었는데 이번에 가서 공장들을 방문했었습니다.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했는데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로는 사람 찾기가 어려워요. 마치 아마존 웨어하우스 보면 땅에 로봇들이 여기저기 막 움직이면서 다니잖아요. 과거에 생각을 했던 아주 싼 임금에다가 저렴한 코스트 구조의 중국이 이제는 아니다.

두 번째로는 이게 3년 만에 이루어졌어요. 샤오미가 2021년도 코로나 한복판에서 미국이 수출 통제로 굉장히 압박을 하니까 전기차에 진입을 하겠다고 발표를 했는데, 그게 3년 만인 올해 4월에 처음으로 실제로 출시됐거든요. 아주 날렵한, 혹자는 럭셔리 브랜드 그런 데 닮았다고 하는데, 이게 굉장히 대비가 되는 게, 거의 10여 년을 애플카를 추진했는데 올해 초에 아예 포기한다고 선언을 했죠. 그 포기 선언이 나온 지 거의 한 달 만에 샤오미는 3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서 전기차를 출시한, 그래서 우리가 예전에 생각하던 중국이 아니구나. 그런 것을 느꼈습니다.

'싸구려' 샤오미?... "드루와! 드루와!"



Q. 대체로 중국 산업 발전 얘기하면 정부가 뒤에서 막 밀어주고 그리고 이른바 애국 소비 이런 걸로 해서 막 으쌰으쌰 하지만 사실 내실은 뭐 그렇게까지 우리가 두려워할 정도는 아니다, 그런 평가들이 많았잖아요.

A. 우리가 사실 냉철하게 생각을 해야 됩니다. 어떻게 샤오미가 코로나 와중에 3년 만에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제가 생각할 때는 세 가지 정도 팩터가 있는데 첫 번째로는 공급망이죠. 완전히 버티컬리(vertically) 그러니까 수직 계열화, 수평 계열화. 모든 것을 구비를 한 핵심 광물부터 해서 배터리, 일관된 수직 체제가 이루어진 게 사실 중국밖에 없다는 것.

Q. 다 구할 수 있다는 거죠. 자기 나라에서.

A. 그렇죠. 두 번째로는 굉장히 치열합니다. 우리 경제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가만히 보면 3세대, 4세대 경영으로 가거든요. 모험, 위험을 감수하는 게 굉장히 줄어들고 있다. 중국은 다 거의 창업 1세대인 거죠. 마윈도 1세대잖아요. 그리고 시장이 14억. 한 번 대박이 나면 인구 5천만 시장에서 대박이 나는 거랑 거의 20배 되는 시장에서 대박이 나는 거랑 차원이 다른 거예요.

중국에서 지금 1년에 공대생들이 거의 220만 명이 배출이 됩니다. 거의 미국의 거의 3, 4배 수준이고 우리나라보다는 거의 10배 많은 수준이라 하고 있어요. 우리는 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 의대 간다고 난리지 않습니까?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 정부가 엄청난 역할을 했었죠. 2000년대 초반에 중국 정부에서는 내연 기관차를 계속 세계 수준으로 따라잡으려고 했지만 결국 이게 캐치업이 어렵다. 그러니까 아예 패러다임을 바꿔버리자, 전기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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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에 완강이라는, 우리로 따지면 과기부 장관인데, 독일의 아우디에서 엔지니어 출신이래요. 그런데 중국에 와서 가만히 보니까 이게 잘 안 되겠으니까 아예 그냥 전기차로 빨리 패러다임을 전환해 버리자. 그러면서 그때 10개 성에 한 1천 대씩 전기차를 의무로 사자, 이러면서 엄청나게 정부가 구매를 독려하고 없던 시장을 만들고 배터리 업체 등에 엄청난 보조금을 주고 그러면서 성장을 해온 거죠.

그러다 보니까 지금은 정부 없이도 충분히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정도의 경쟁력을 가지게 돼서 지금은 소비자한테 줬던 보조금 등도 중국에서는 다 없앴다는 거거든요. 가서 들어보니까 오히려 업체들이 자기네 관세를 다 없애자, 전기차에 관해서는 워낙 자신이 있으니까 아예 그냥 중국이 솔선수범해서 관세 제로로 만들자, 이런 얘기들도 많이 나온대요. 들어와 봤자 자신 있다. 그런 거죠.

'대중 규제'에 고통스럽다는데 '경쟁력 강화'?



Q. 미국이나 이런 데서는 자꾸 중국 제품 규제하잖아요. 이렇게 제재를 가하는데 이런 것들이 중국의 성장세를 떨어뜨리고 방해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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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최근에 피터슨 연구소에서 글을 썼었습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해서 수입도 금지하고 이런 식으로 나가게 되면 정말 미국의 경쟁력, 산업 경쟁력을 해할 수 있다. 1980년대로 돌아가 보면 그 당시에도 일본 자동차들이 미국 시장을 잠식하면서 미국 내에서 엄청난 두려움과 반발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 당시에 미국은 일본 자동차들한테 오픈돼 있었어요. 그래서 투자하려면 투자해라. 그러다 보니까 도요타니 모든 일본 자동차들이 여기에 투자를 했고 미국 시장에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미국 기업들도 굉장히 작고 에너지 효율적인 차들을 만들면서, 서로 간에 시너지가 나면서 서로 강해진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보시면 유럽은 지금 30~50% 수준의 반보조금 상계관세를 매기고 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투자를 환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 지금은 사실 세계 최고거든요 기술이.

그런데 미국은 얼마 전에 100%로 관세를 때렸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100%라도 지금 1만 달러, 2만 달러 정도 가격대에도 굉장히 경쟁력 있는 중국 전기차들이 만약 미국 시장에 들어온다면, 미국은 지금 거의 7만 달러, 평균이 7만 달러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경쟁이 안 되는 거예요. 그렇다고 완전히 막아 놓으면 미국 기업들이 어디서 경쟁하면서 기술 배우고 그러겠습니까?

제가 이번에 중국 가서 물어봤어요. 중국 시장에서 그렇게 경쟁해서 지금 14억 시장 얼마나 먹을 수 있겠냐고 했더니,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중국 시장을 떠나면 여기서 기술 개발의 속도가 워낙 빨라서 영영 낙오될 수 있기 때문에 그래도 발을 담그고 중국 시장에서 어떤 기술적인 혁신과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계속 모니터하면서 배울 것 배우고 해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지금 기업들의 중국을 보는 시각이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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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포드 CEO가 중국 갔다 와서 충격적인 글을 쓴 게 있거든요. 그거 보시면 정말 '존재를 위협받는 수준이 됐다', 미국의 기업 경쟁력이 중국의 어떤 기술 굴기로 인해서. 그런 얘기가 나옵니다.

Q. 첨단 기술이 아니라 어떤 생산이나 어떤 그런 과정에서의 혁신 그런 쪽을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데 미국이 규제를 많이 해서 중국이 괴로워하는 건 사실이잖아요.

A. 좋은 지적입니다. 우리가 기술을 얘기할 때는 소위 말하는 돌파적인 기술, 혁신 기술(breakthrough technology), 챗GPT, 인터넷 등 이전에 없었던, 뛰어넘는 혁신 기술은 사실 미국에서 나오죠. 기술이 개발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상용화되고 어떻게 응용돼서 소비 시장에 적용이 되느냐도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후자의 부분에 있어서 중국의 경쟁력은 엄청난 거죠.

이런 것들이 축적이 되다 보니까 최근 시 주석이 과학자들을 만나서 십년마일검(十年磨一劍·십 년을 두고 칼 한 자루를 간다)이라는 얘기를 했거든요. 10년 동안 칼을 가는 심정으로 기술 개발을 해서 서구의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예전에 일본 2019년도에 일본에서 반도체 수출 규제받으면서 전 국민이 일치단결해서 국산화를 이뤄내기도 하고 굉장히 단축을 했지 않습니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국판 소부장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거죠.

침체? 활력? 헷갈리는 중국 경제 상황



Q. 지금 중국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 미국이 기술 통제하면서 굉장히 침체됐다 이런 식의 말이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얘기해 주신 어떤 활력과는 좀 배치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A. 맞습니다. 저도 동감을 하고요. 그래서 우리가 매크로와 마이크로를 좀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분명 매크로 거시경제 차원에서 보면 소비이건 투자이건 정부 지출이건 부동산시장(Property Market)이건 굉장히 지금 중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고 앞으로 수년 동안은 회복이 안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마이크로 레벨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걸 보면 경쟁은 굉장히 치열하고 기술 발전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고 핵심 매뉴팩처링 제조업 분야에 있어서의 진보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제가 이번에 가서 또 AI 기업을 하나 방문을 했는데 제가 물어봤어요.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서 얼마나 큰 부정적 영향이 있냐 그랬더니 당장은 거의 20% 수준으로, 어떤 기술 효율성이나 이런 측면에서 20% 수준으로 줄어들었는데, 지금은 자기네들이 화웨이나 국내 이런 거 쓰면서 거의 80% 정도로 회복을 했다고 판단을 하더라고요.

보통 스푸트니크 모먼트(Sputnik moment)라는 얘기를 하는데 1957년 소련에서 인공위성을 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미국은 충격에 빠진 거죠. 그러면서 그다음 해에 나사(NASA) 만들어지고 1962년도에 케네디 대통령이 문샷(Moonshot), 10년 내에 인간을 달로 보내겠다는 연설을 하고 7년 만인 1969년에 아폴로 11호가 달로 간 거잖아요. 이런 스푸트니크 같은 위기의식이 오히려 더 결집하면서 기술 발달을 더 앞당길 수 있다. 최근에 중국의 상황을 그런 스푸트니크 모먼트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서구의 기술에 의존해 가지고는 앞으로는 계속 우리 국가 안위에 위협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기술 개발을 해야 한다. 중국의 보이지 않는 데서는 이러한 결기가 계속 일어나고 있는 거죠.

미국에서는 그걸 놓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는 사실 거의 5천 년 동안 중국과 이웃으로 온갖 것을 다 겪었던 사람들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러한 역할을, 브리지를 놓을 부분은 놓고, 미국에도 중국은 너희가 이렇게 다뤄야 된다는 식으로 조언도 하고, 이런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미 커넥티드카 대중 규제... 기회인가 위기인가



Q. 어쨌든 미국이 규제를 계속하면서 이번에 커넥티드카 규제도 그렇고 해석이 좀 갈립니다. 한쪽에서는 미국 시장 못 들어오니까 우리가 미국 시장에서 중국 경쟁 없이 뭔가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거야라는 얘기가 있는 반면에, 아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우리가 중국 시장이나 이런 데서 소외될 수 있다. 우리 완성차 업체가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손해 중에 어떤 쪽이 더 크다고 지금 보시나요?

A. 저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봅니다. 세계에서 가장 기술이 발달한 중국 전기차들이 미국 시장에 발을 내딛지를 못하니까 반사이익 측면에서 우리 현대 기아 차들이 굉장히 질주하고 인기가 있잖아요.

분명히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만 제가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미국의 정책 접근 방식이 계속 확대가 되면 전반적인 글로벌 통상이나 투자 환경이 굉장히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거죠. 전기차뿐만이 아니거든요. 철강을 비롯해서 다른 산업 쪽에도, 배터리도 마찬가지고요. 계속 공급망에서 중국 것을 다 떼어내려고 하는, 정책 방향이 그쪽으로 가게 되면, 우리 기업들이나 일본 등 다른 기업들 입장에서 비용 구조가 올라가는 거죠. 국가 안보를 이유로 기업의 투자나 무역에 자꾸 브레이크를 거는 게 점차 확산이 되다 보면, 우리는 더욱이 해외 시장에 많이 의존을 하는 경제 구조인데 굉장히 부담이 되는 거죠.

지금 니폰스틸(일본신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려고 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으로 시작해서 해리스, 트럼프 다 안 된다고 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 기술이나 자본 동원 능력에 있어서 굉장히 지금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거든요. 일본 기업이 더 아주 앞선 기술과 자본과 모든 것을 다 가져와서 미국 내에서 더 강하게 만들겠다는 데도 반외국적인 정서가 심해지고 있는 거거든요.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도 이런 게 자꾸 이렇게 확산이 되면, 특히 작년에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한 게 1위를 차지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사실 우리한테는 자꾸 부담이 되는 거죠.

중국 '무인 택시' 타보니... 우리는 불가능한 경쟁력의 비밀



Q.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자율주행차를 한다고 그러면, 조그만 사고라도 나면 일단 모든 걸 다 스톱시킨 다음에 뭐가 문제가 있느냐.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다 보니까 이게 굉장히 심각한데, 중국 같은 경우에는 사고가 좀 나더라도 일단 막 밀어붙여서 상용화시켜서 막 돌리다 보니까 문제점도 많이 나오고, 그걸 찾고 개선하는 기간도 빠른 것 같더라고요.

차에 모든 걸 다는 게 아니라 건물 같은 데다가 센서를 다 달아서 오히려 차 가격을 낮추는. 이게 개인정보 수집 등의 문제를 촉발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산업의 어떤 혁명을 빨리 갖고 오는 부분이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 일반적인 민주국가에서는 불가능한 모델이잖아요.


A. 정확한 지적입니다. 그게 사실 딜레마예요. 기술 개발을 위한 푸시가 있는 반면 한편으로는 안전이라든가 개인의 정보 보호 등 챙겨야 할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중국과 같은 국가 주도 자본 시스템, 이런 새로운 체제가 나오다 보니까 민주국가들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진 겁니다.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결국 민주국가 입장에서는 둘 다 포기할 수는 없는 건데 그렇다고 너무 돌다리도 두들겨 보면서 가다 보면,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고 주변의 거대한 경쟁자들에 포위돼 있는 입장에서는 좀 더 우리가 더 위험 감수를 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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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중국 가서 이번에 자율주행 택시를 탔어요. 여기서는 이미 16개 성 도시에 자율 택시를 운행을 하면서 실제로 소비자들이 앱으로 자율주행 택시 불러서, 보조가 되니까 요금도 굉장히 싼데. 지금 바이두는 거의 700만 주행 기록을 이미 했다는 거예요. 자율주행차 시대에서는 앞서 나가는 거죠. 최근에 보면 드론,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서 계속 진화를 해서, 지금은 이제 진짜 (하늘을) 나는 전기차인데 예전에 영화 봤던 것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하면서 날아가는 그런 차. 그리고 만리장성에서도 지금 앱으로 커피 시키고 음식 배달시키면 몇 분 만에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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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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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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