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진술 토대로 추정…“평소 작업 3~5회 분량 어획”
그물 안 고등어 떼 폐사하며 하중 부담 커질 가능성도
주·야간 해상 수색 및 잠수사 투입 불구 실종자는 아직
그물 안 고등어 떼 폐사하며 하중 부담 커질 가능성도
주·야간 해상 수색 및 잠수사 투입 불구 실종자는 아직
김대철 제주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이 9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서 진행된 135금성호 침몰 사고 2차 브리핑 중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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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비양도 해상에서 침몰한 부산 선적 선망 어선 ‘135금성호’(129t)가 사고 당시 평소보다 많은 양의 고등어를 잡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경은 135금성호의 그물에 걸려 있던 고등어 어획량이 선체 복원력 상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있다.
김대철 제주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은 9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서 진행된 135금성호 침몰 사고 2차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의 수사 및 수색 현황 등을 발표했다.
해경이 구조된 선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고 당시 135금성호의 그물에 잡혀 있던 어류의 양은 평상시 어획량의 3~5배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135금성호는 선망어업 선단의 본선이다. 선망어업은 본선과 등선, 운반선 등으로 구성된 선단을 꾸려 조업에 나선다. 등선이 불빛으로 고등어 등 어류를 유인하면 본선이 그물을 쳐 어획하는 방식이다. 본선의 그물에 걸린 어획물은 운반선에 옮겨져 항구로 이송된다.
135금성호는 첫 번째 운반선에 어획물을 옮겨 실은 뒤 두 번째 운반선이 다가오는 과정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경은 첫 번째 운반선에 어획물을 옮기고 난 직후 두 번째 운반선에도 옮겨 실으려 했다는 점과 선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 당시 135금성호의 어획량이 선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주목하고 있다.
김 과장은 “보통 운반선에 실을 수 있는 어획량은 200t 정도다. 첫 번째 운반선에 어획물을 옮길 때 그 다음 운반선이 바로 대기하고 있었다는 걸 보면 어획량이 평소보다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적으로 한 번 투망해서 한 번 운반선에 싣는데 (선원들의 진술에 따르면) 이 작업을 적게는 3회에서 많게는 5회 정도 해야 할 양이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135금성호가 잡은 고등어 떼가 그물 안에서 죽으면서 선체의 하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첫 번째 운반선에 어획물을 옮겨 135금성호가 지탱해야 할 그물의 하중이 줄어들었음에도 복원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물고기들은 그물에 갇혀도 일정 시간 그 안에서 헤엄을 치기 때문에 본선이 그물을 지지하는데 무리가 없지만 30~40분 지나면 물고기들이 죽어 가라앉는다”며 “그물 안에서 죽은 물고기들의 무게가 복원력 상실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9일 오전 11시 현재 135금성호의 실종 선원들은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8일 해군 함정 26척, 해군 함정 6척, 남해어업관리단 관공선 8척, 민간 어선 17척 등 함선 57척과 항공기 13대가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에 나섰고, 해경 대원들이 수중 수색도 진행됐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 8일부터 9일 사이 야간에도 항공기 5대가 조명탄 177발을 투하해 수색에 나섰지만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해경은 9일부터 해수면 수색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며, 인력 400여명을 투입해 육상 해안 순찰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135금성호는 8일 오전 4시31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조업하던 중 침몰했다.
사고 당시 135금성호에서 조업하던 선원 27명 중 한국인 6명, 인도네시아인 9명 등 15명은 같은 선단의 다른 어선에 의해 구조됐으며, 이 중 한국인 선원 2명은 의식을 잃은 채 육상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실종 선원은 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 등 총 12명이다. 실종자 중에는 선장 배모씨(59)가 포함돼 있으며, 조업을 총괄 지휘·감독하는 어로장 구모씨(60)와 조리장 서모씨(68)는 각각 조타실과 조리실 등 선내에 있다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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