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11월 나치 독일서 벌어진 대규모 약탈·방화 사건
"모사드에 스포츠 경기 폭력사태 재발 방지대책 지시"
암스테르담 폭력사태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국민 축구 팬들이 다친 네덜란드 폭력 사태가 공교롭게도 과거 나치 독일에서 있었던 유대인 약탈사건 '수정의 밤' 발생일쯤에 벌어졌다고 8일(현지시간) 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에서 "86년 전 어제는 유럽 땅에서 유대인이 그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공격당했던 '크리스탈나흐트'(Kristallnacht·수정의 밤)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크리스탈나흐트가 돌아와 어제 암스테르담 거리에서 목격됐다는 것이 현재 벌어진 일"이라며 "친팔레스타인 폭도들이 이스라엘인 축구 팬 수백명을 공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직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유대인 국가가 세워졌다는 것"이라며 "배후 세력은 유대인뿐만 아니라 자유세계 전체의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수정의 밤'이란 1938년 11월 9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나치 독일 전역에서 독일인들이 유대인 가게를 약탈하고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에 방화한 일이다.
당시 유대인 가게 진열대 유리가 깨져 거리를 메우고 반짝거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모사드(해외 정보기관) 국장 등 관리들에게 새로운 상황에 대비한 행동 방침과 경보 시스템, 대응 조직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앞서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급파해 네덜란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대응책을 논의하도록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국적기 엘알항공을 통해 이날부터 이틀간 네덜란드로 오가는 항공편을 편성한 뒤 이스라엘 국민을 무료로 귀국시키고 있다. 엘알항공은 유대교 교리에 따라 안식일인 토요일에는 운항하지 않지만 이례적으로 항공편을 긴급히 마련했다.
전날 저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라위프 아레나에서 네덜란드 축구팀 아악스와 이스라엘 마카비 텔아비브 간 유로파리그(UEL) 경기가 끝난 뒤 도시 곳곳에서 원정 응원 온 이스라엘 축구 팬들이 공격받았다.
이스라엘 당국은 자국민 약 10명이 다쳤다고 밝혔으며 네덜란드 현지에 있는 이슬람교도와 아랍인이 가해자라고 추정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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