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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밀착카메라] "당장은 힘들다" 8년 체납자, 벤츠 압류하자 그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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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금 내려고 했다, 지금 어려워서 못 내고 있을 뿐이다' 공무원들이 밀린 세금 받으러 갈 때마다 듣는 말입니다. 차량만 14대나 가지고 있으면서 세금 3천만원을 8년이나 안 낸 사람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요.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공무원들과 함께 이런 체납자들을 추적했습니다.

[기자]

체납자 집에 찾아가기전 사전조사와 작전회의는 필수입니다.

[김현민/고양시청 징수과 : 이혼하고도 (배우자와) 같은 주소지에 있으니까 위장 이혼이 의심되고…]

고양시 직원분들과 이제 체납자들을 만나러 갈 건데요. 이렇게 옷을 먼저 챙겨 입고, 장비를 챙겨서 함께 나가보겠습니다.

고양시 체납기동반 공무원들과 한 아파트로 들어갔습니다.

지난 5년동안 꽁꽁 숨어지내던, 2000만원 체납자의 집입니다.

진입을 막는 체납자.

[체납자 : 제가 뭐 안 내겠다는 것도 아니고 지금 여기 대출도 너무 많고…]

이후에도 한참이나 사정을 설명합니다.

[노정운/고양시청 징수과 : 선생님 제가 말씀 끊어서 죄송한데 지금 체납한 지가 되게 오래됐잖아요. {맞아요.} 아직까지 (세금) 납부가 안 되셨고 저희한테 어떤 연락이라든지 그런 말씀 한마디도 없으셨잖아요.]

실랑이 끝에 결국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체납자 : 세금 내야 되는 거 알아요. 근데 국민이 어쨌든 간에 사는 것도 중요하고 진짜로 (자녀) 학비도 다 밀려, 이자 다 밀려…]

절차대로 하겠다는 설명에, 격한 반응을 보입니다.

[체납자 : 그냥 죽으라는 것밖에 없잖아요. 그냥 이 상황에서 이런 것(수색)까지 하고 너무 모멸감을 주시네요.]

집안에선 명품 시계와 가방이 발견됐습니다.

주차장에 있는 체납자의 차도 꼭 수색해야 할 대상입니다.

[유명한/고양시청 징수과 : {보통 이렇게 차량 안에 뭐 숨겨둘까 봐 하시는 거예요?} 가끔 귀금속이나 현금이나 이렇게 발견되는 경우가 있어서 잠깐 저희가 확인하고 있습니다.]

결국 납부 확약서를 받고, 이날 찾은 재산은 모두 압류했습니다.

가택 수색을 하는 공무원들도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송주명/고양시청 징수과 : 저희도 아무래도 애들도 키우고 자녀도 있고 하니까 (마음이) 많이 불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 조사가 중요합니다.

[차형수/고양시청 징수과 : 서류상으로는 무재산자지만 '납부할 능력이 있다, 재산을 은닉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판단을 해서 가택 수색까지 진행을 하는 거죠.]

이번엔 2100만 원 체납자의 집.

체납자 명의의 차를 찾아내 바퀴에 족쇄를 채웁니다.

[체납자 : 적당히 하세요. 진짜. (체납금) 낼게요. 어차피 하나 채워도 (차) 못 움직이잖아요. 인간적으로 그냥 하라고.]

다음날 오전 7시 30분.

이번 체납자는 외출 시간이 빨라 아침 일찍 출동했습니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돼요. {와보셨어요, 주무관님?} 예, 미리 조사하러 왔었거든요.]

체납자 소유의 벤츠 승용차를 찾아 역시 족쇄를 채웠습니다.

[김경철/고양시청 징수과 : 3000만원 아직 납부가 안 되고 있어요.]

[체납자 : 이거는 제가 분할 납부(할게요.) 이거(족쇄) 좀 풀어주세요. 저 이거(차) 없으면 완전 다 죽어요.]

이 체납자 명의의 차는 훨씬 더 많았습니다.

[차형수/고양시청 징수과 : 선생님 명의로 된 차량이 14대… {예 알고 있어요. 제가 사업하다가 좀 잘 안되어가지고…} 여기(집 주소)로 등록된 차가 2대던데 포르쉐는 어디 있나요? {다른 데 있어요. 그 차는 운행이 안 되어가지고…}]

체납기간이 무려 8년이나 돼, 더는 기다려 줄 수 없습니다.

[차형수/고양시청 징수과 : 이 차는 지금 풀어드릴 수가 없고 일단은 (체납금) 3000만원의 반은, 반 이상은 납부를 하셔야 해요.]

[체납자 : 아 그거는 솔직히 당장은 힘들어요. 죽으라는 거잖아요.]

버티던 체납자는 결국 1000만원을 현장에서 냈습니다.

점심 시간이 지나서야 먹는 첫 식사.

[김현민/고양시청 징수과 : 아 배고프다. 아침도 안 먹고 나왔는데.]

베테랑 공무원도 가택 수색 전날은 잠을 설칩니다.

[노정운/고양시청 징수과 : 10년 다 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긴장이 됩니다. 왜냐하면, 내일 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시나리오도 좀 생각을 해보고…]

이번엔 인천광역시의 오메가 추적징수반과 동행했습니다.

세금 8800만원을 4년째 안 낸 사업가를 찾아 인천에서 부산까지 400km를 달렸습니다.

마침내 만난 이 체납자, "부도가 난 후 사정이 많이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김종만/인천시청 오메가 추적징수반 : 근데 인천에서 부산이 옆 동네도 아니고 여기까지 오는 게 저희가 쉬운 결정이 아니에요. 그래서 내려온 저희가 공문하고 다 가지고 왔으니까 (가택 수색) 집행은 하고요.]

이번엔 경북 김천으로 도망친 750만원 체납자.

체납자 명의로 된 BMW 승용차에 족쇄를 채우자 그제서야 세금을 내겠다고 합니다.

[체납자 : 내가 뭐 이거 세금을 안 내겠다, 이런 생각은 없어요. 내야 돼. (세금을) 안 내면 진짜 이 나라 사람이 아니고…]

짧게는 2년, 길게는 8년 동안 세금내는 걸 회피해온 이들.

경기가 어려운만큼 각자 이런 저런 사정을 대며 호소하지만, 납세의 의무를 저버릴 사정은 없습니다.

밀착카메라 정희윤입니다.

[작가 유승민 / 영상취재 정철원 / VJ 박태용/ 영상편집 김영선 / 취재지원 박찬영]

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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