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권 인수작업 속도전]
루트닉 인사·맥마흔이 정책 담당
막후실세 장남도 인수팀에 합류
재계 등 정치권밖 인사 발탁 무게
국무장관에 해거티·루비오 경합
머스크는 정부효율위 책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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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권 인수 및 국정 대전환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권 초반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던 ‘트럼프 1기’와 달리 경험이 풍부한 ‘트럼프 2기’는 철저히 충성파 중심으로 꾸려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 집행 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현지 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금융회사 캔터피츠제럴드의 대표 하워드 루트닉에게 인사를,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에게 정책을 맡겨 정권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팀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며 중도 사퇴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민주당 출신의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 트럼프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및 에릭 트럼프, 부통령 당선자인 JD 밴스 등도 참여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선거 캠페인을 막후에서 이끌었던 수지 와일스 공동선대위원장을 백악관 비서실장직에 발탁하면서 차기 정부 인선을 본격화했다.
트럼프 2기 인선의 핵심은 결국 트럼프에 대한 무한 충성도일 것으로 보인다. 막후 실세로 불리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폭스뉴스에서 “나는 누가 진짜 선수인지, 누가 대통령의 메시지를 실제로 실현할 것인지, 누가 정당하게 선출된 대통령보다 자신이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트럼프 1기 때 트럼프와 마찰을 빚었던 공화당 출신 관료들과 참모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인수팀은 행정부의 주요 요직을 맡을 후보들을 이미 심사하기 시작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트럼프와 그의 국가 비전에 대한 충성도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NBC방송도 소식통을 인용해 내각 인선 구상에 나선 트럼프가 정치권 인사보다는 재계 인사 등 외부 인사들을 중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2기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장관직을 놓고는 빌 해거티(테네시) 상원의원과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경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루비오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한 외교 안보통으로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이다. 해거티 의원은 트럼프 1기 때 주일 대사를 지냈다. 트럼프의 외교 참모였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대사 역시 국무장관 또는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물망에 올라 있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 공신이자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연방정부 예산에 메스를 들이댈 ‘정부효율성위원회’를 책임질 것으로 점쳐진다. 민주당을 탈당해 이번 대선에 무소속 출마했다가 후보직을 사퇴한 뒤 트럼프 당선자를 도운 케네디 주니어는 보건 관련 대통령 고문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재무장관 후보로는 투자 전문가인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1기에서 핵심 역할을 도맡았던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2기 행정부에서는 공식 직책을 맡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해 쿠슈너가 내년 1월 20일 들어설 새 행정부에서 백악관 직책을 맡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가 중동 정책에 관한 조언을 담당하고 백악관에서 중동 정책을 맡을 안보 분야 인사를 인선할 때도 쿠슈너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유대인 가정 출신인 쿠슈너는 페르시아만 국가들과 이스라엘의 고위 공무원들과 밀접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시행할 ‘마가’ 정책은 보수 싱크탱크 ‘미국우선정책연구소(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AFPI)’가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AFPI는 트럼프 인수팀의 정책을 총괄하는 맥마흔이 2020년 트럼프 재선 실패 이후 트럼프 1기 국내정책위원회 국장을 맡았던 브룩 롤린스 등과 함께 만든 트럼프의 핵심 정책 그룹이다. 이들은 보편적 기본관세, 법인세율 인하, 국내 에너지 시추 확대, 친환경 정책 폐지, 불법 이민 대응, 트랜스젠더 인권 지지 폐지 등을 정책 우선순위로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불법 이민 문제는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조치가 내려질 상징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할 일로 ‘국경 강화’를 꼽으면서 비용에 상관없이 불법 이민자들을 대거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그들의 국가로 돌아갈 때”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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