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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金여사 수사에 “수백명 투입, 기소 못해”… 실제론 대면조사 4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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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기자회견]

‘김건희 특검법’ 거부

尹 “재수사땐 일사부재리 위배… 아내 사랑-변호 차원 아니다”

金여사 고발 20개월만에 서면조사… 특혜 대면조사 등 부실수사 논란

尹 “특별감찰관, 국회 추천땐 임명”

동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사과했다. 윤 대통령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인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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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법은) 사법작용이 아니라 정치선동이다. 이런 걸 가지고 특검을 한다는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인권유린이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2년 넘도록 수백 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하고, 별건의 별건 수사를 수도 없이 이어 가면서도 기소하지 못했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사실상의 특검을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면서 특검 제도 자체도 부정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사랑하는 아내지만 제 신분이 변호사면 아내를 디펜드(방어) 해줘야 한다. 그러나 제가 검찰총장이나 대통령으로 있다고 하면 그건 할 수 없다”며 “이건 아내에 대한 사랑과 변호 차원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대통령 부인 등 가족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선 “국회가 추천하면 당연히 임명할 것이다. 국회 일이니깐 제가 왈가왈부하는 게 맞지 않다”며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을 하느냐 마느냐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또 국민의힘 내부에서 일정한 방향을 잡아서 후보 추천을 하면 그중 한 사람을 임명하겠다”고 했다.

● 尹 “특검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특검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 길게 얘기를 하겠다”며 작심한 듯 반대 이유를 열거했다.

먼저 특검 제도부터 부정했다. 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특검을 하니 마니를 국회가 결정해서, 국회가 특검을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면서 “명백히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삼권분립 체계에 위반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정부 시절 옷로비 특검, (한국조폐공사) 파업 유도 특검이 최초였던 것 같은데 그때도 위헌 논란이 많았다. 이 자체가 기본적으로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특검으로 다시 수사해야 한다는 점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 때 불법이라던 별건 수사를 수도 없이 이어가면서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은 사람들을 조사했다”며 “김건희의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를 했다. 그런데 기소를 못 했지 않았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야권이 주장하는 특검 수사 항목에 대해선 “소문이고 자기네들이 만들어낸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 일부는 기소도 됐는데 다시 수사하라고 하면 제 아내만 조사하는 게 아니다. (기소된) 사람들을 재수사해야 하는데 한번 털고 간 것은 사실상의 일사부재리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판결이 난 혐의자들뿐 아니라 기소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일사부재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 고발 1년 8개월 만에 김 여사 서면조사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자 법조계에선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와 처분을 미루다가 논란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은 2020년 4월 고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가 맡은 수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고, 같은 해 10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함께 특별수사를 맡는 반부패수사2부로 재배당됐다. 당시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지만, 2021년 3월까지는 윤 대통령이 총장이었던 만큼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고발 후 1년 8개월이 지난 2021년 12월 서면조사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 취임 후엔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검찰은 202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구속 기소하면서 김 여사는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고발 4년 3개월 만인 올 7월 김 여사를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했다. 도이치모터스 의혹과 관련해선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부실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 문헌상 ‘정부 조직’이나 ‘정부의 기능’에 관련된 결정권은 국회가 가지는데 특검 역시 정부 조직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위헌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아주 잘못됐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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