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NN의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투표자의 58%는 조 바이든 정부의 직무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응답이 67%, ‘인플레이션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유권자도 75%나 됐다. 바이든 정부 집권 기간 중 2차 오일쇼크가 터졌던 1980년 이후 40여 년 만에 최악의 고물가를 겪은 미국 유권자들이 사실상 정권 심판에 나선 셈이다.
이런 가운데 “4년간 살림살이가 나아졌나”라는 트럼프의 구호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 히스패닉 남성 ‘블루칼라’층까지 파고들었다. 일자리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은 “불법 이민자들이 당신 일자리를 뺏어갈 것”이란 트럼프 진영의 메시지에도 공감했다. 서민의 삶을 개선할 뚜렷한 경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보다 트럼프가 경제정책을 더 잘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이번 대선 결과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밥상, 외식 물가는 2∼3년 전보다 수십 %씩 올랐다. 고금리, 긴축의 시대를 겪으며 빚이 감소한 선진국 가계와 달리 한국의 중산층은 폭증한 빚과 이자로 소비여력이 고갈돼 내수는 더욱 침체되고 있다. 어느 나라든 먹고사는 문제가 최상의 가치이고, 민심의 흐름까지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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