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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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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모를 변소에 뒀다…욕 나올 뻔한 '지옥의 옥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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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지도사 시절 겪은 일이니 벌써 20년은 넘은 이야기다.

댁에서 돌아가신 시신을 수습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전화선 너머 들리는 목소리는 나이 지긋해 보이는 어르신이었다.

서울 북쪽 끝의 옛 주택가.

골목길 다닥다닥 낡은 주택이며 구축 빌라들이 얼기설기 얽힌 동네였다.

난닝구에 파자마 차림으로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노인들이 낯설지 않은 그런 골목 말이다.

현장에서 60대 후반의 부부가 우리를 맞았다.

전화로 들은 목소리보다는 젊은 나이였지만,

그래도 고인이 된 노모는 아흔이 가까운 나이.

유족이나 고인의 나이가 이미 오래 이별을 준비한 듯.

오열이나 눈물이 없어도 이상할 게 없는 그런 죽음이다.

모친을 여읜 이들이라기엔 너무 덤덤하다 싶긴 했지만,

늙은 아들은 “오래 앓다 가셨어요”라고 짧게 덧붙였다.

안 그래도 아들 부부가 너무 지쳐 보였다.

그래서 난처할(?) 건 없었다.

집은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현관이 있는 구식 양옥.

1층 내부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고,

2층 뒤쪽 베란다엔 외부 계단이 나 있었다.

그 계단으로 하나 더 올라가야 고인의 방이 있었다.

그걸 3층이라고 해야 하나 옥탑이라고 해야 하나.

평범한 가정집이었다.

개발 바람을 타지 않은 외진 동네라서 그렇지,

크진 않더라도 마당 있는 양옥집.

다른 식구들 세 안 들이고 살아온 것을 보면

가난하다고 할 수는 없는 형편이었다.

노부부의 자식들은 다 출가했고,

아흔이 가까운 노모를 이 집에서 모시고 살았던 게다.

함께 간 동료와 함께 시신 수습을 위해 옥탑방으로 올라갔다.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은 집이었다.

태양이 기세좋게 작열하면 이런 집들은 그야말로 지붕이 녹는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온도가 급격히 오른다.

시신을 옮기기 위해 가져간 들것이

좁은 계단에 부딪치며 ‘깡깡’ 소리를 냈다.

층고가 높았다.

이런 계단을 80대 후반 노인이 오르내릴 수 있었을까.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왠지 모르게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들것을 부딪쳐 가며 겨우 옥탑방에 올랐다.

문을 열자마자 “흐, 억….”

말인지, 숨인지 모르게 뭔가를 내뱉었다가 급히 주워담았다가 금세 캑캑거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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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평 남짓한 방.

처참한 광경이었다.

지독한 냄새였다.

오래 앓은 자의 체취.

살아서 이미 시취가 돼버린 악취.

내가 지금은 고독사 특수청소를 한 지 오래 되다 보니 어지간히 처참한 광경에도 익숙하다.

하지만 장례지도사 시절 당시엔 달랐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그 참혹한 현장.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모를 만큼 방안 곳곳에는 대변이 가득했다.

오래전에 배설한 대변은 소똥이나 말똥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어떤 것은 아직 짓물러진 채 축축했다.

진득하고 꿉꿉한 방바닥.

대변과 더불어 소변 지린내도 지독했다.

“아무리 치매셨어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계속)

“당시엔 고인과 유족을 배려하기 힘들 만큼 그 험한 현장 상황에 욕지거리가 나올 정도였다” 치매 노인의 시신은 그보다 더 처참했다.

더 자세한 그날의 사연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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