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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트럼프 재집권] 1인자의 귀환…스트롱맨 전성시대 다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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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집권 때 푸틴·시진핑과 …'4년 휴식' 거쳐 대열 복귀

더 강력한 스트롱맨 면모 예상…중러 관계 설정 따라 국제정세 예측불허

김정은도 '트럼프 적극 공략' 관측…'좋은 관계' 내세웠던 트럼프 대응 주목

연합뉴스

도널드 미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4년간의 절치부심 끝에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하면서 국제사회에 또다시 '스트롱맨(strongman) 전성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장기 집권 중인 스트롱맨의 대열에 '휴식기'를 가진 트럼프 당선인이 곧 합류할 예정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두 개의 전쟁' 등으로 복잡한 국제정세가 더욱 예측불허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트롱맨은 보통 '독재자'나 '철권통치자'의 의미로 사용되는 영어단어지만 독재국가나 전체주의·권위주의 국가의 지도자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통상적 수준 이상의 강력한 권한을 휘두르며 거침없는 통치 스타일을 보이는 지도자들도 넓은 의미에서 대상이 된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2017년부터 4년간의 1기 집권기부터 스트롱맨으로 불리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브라질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당시 필리핀 대통령 등과 이른바 스트롱맨 전성시대를 이뤘다.

이 중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스트롱맨 전성시대는 다소나마 주춤하는 분위기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이어받으면서도 노골적이고 과도하게 거친 방식은 삼가면서 동맹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고 시 주석 역시 '1인 독재'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권한 집중을 도모하며 스트롱맨으로서 존재감을 강화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대결을 강조하는 편에 서며 스트롱맨의 득세 기조에 기여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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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4년 만에 다시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트럼프 당선인은 한층 강화된 미국우선주의를 앞세워 더욱더 강력한 스트롱맨의 면모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내적으로도 기존의 정치 문법을 탈피해 상식을 뛰어넘는 행보를 이어갈 것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동맹의 가치를 폄하하고 사업상의 거래대상으로 취급하며 미국의 이익 극대화에 치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뉴욕타임스(NYT)도 6일(현지시간) '미국이 스트롱맨을 고용했다'는 제목의 분석기사를 통해 "지금 미국은 248년 역사에 없던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의 벼랑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정치적 원칙에 거의 매이지 않고 두번째 임기를 시작할 것이며 선거운동 기간에도 모든 정치적 원칙에 저항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왔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연설은 이같은 태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전례 없고 강력한 권한을 부여했다. 나는 약속된 것들이 지켜질 것이라는 단순한 모토에 따라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탈환한 데 이어 하원 의석 과반까지 차지하게 되면 그야말로 트럼프 당선인의 예측불허 성향과 맞물려 브레이크 없는 국정운영이 이뤄질 공산이 커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지도자들에 대해 반감은커녕 호감을 보이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9월초 인터뷰에서는 '동유럽의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오르반 총리에 대해 "가끔은 스트롱맨이 필요하다. 그는 스트롱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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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주목되는 지점은 트럼프 당선인이 여타 스트롱맨 지도자들과 설정할 관계에 따라 국제정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전쟁의 장기화를 바이든 행정부의 실책으로 몰아세우며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에도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공공연히 인정하며 거리두기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미국 내부의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방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집권 1기 내내 미중 대결로 갈등관계였던 시 주석과는 벌써 묘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내 "역사는 우리에게 중미가 '협력하면 모두에 이롭고 싸우면 모두가 다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안정적인 미중관계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 설정은 더욱더 관심을 모으는 지점이다.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직접 만났던 트럼프의 귀환을 누구보다 기대했을 것으로 보이는 김 위원장은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치적으로 내세워온 트럼프 당선인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고립 탈피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대응 방향이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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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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