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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트럼프 랠리'에 미·일만 웃었다…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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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결정된 이후 글로벌 증시의 희비도 엇갈렸다. 주요국 증시 중 미국과 일본은 오름세를 보였고,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과 유럽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와 강한 보호무역 정책이 다른 나라 경제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단 분석이다.



미국 4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테슬라 15% 급등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보다 3.57%(1508.05포인트) 급등한 4만3729.93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장 대비 2.53%(146.28포인트) 오른 5929.04에,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95%(544.29포인트) 뛴 1만8983.47을 기록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전장 대비 5.84%(132.08포인트) 폭등한 2392.92에 장을 마쳤다. 미국 뉴욕 4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물론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지난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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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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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테슬라는 이날 하루에만 주가가 14.8% 급등했다. 규제 완화 기대감에 미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11.54% 급등하는 등 은행주도 강세를 보였다. 대표적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 오를 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산으로 꼽히는비트코인은 이날 7만5000달러 선을 넘으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하루 만에 또 갈아치웠다.



‘레드 스윕’ 기대감에 “S&P500 7000 갈 것”



미국 증시 주요 지수가 모두 급등세를 보인 것은 대통령 선거로 인해 발생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단 해소됐기 때문이다. 실제 월가 ‘공포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0.6%(4.22) 떨어진 16.27을 기록하며, 지난 9월 말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VIX 지수가 내리면 투자자 불안 심리가 줄었다는 의미로 주가도 통상 오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기업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해당 정책들이 실현되면 기업 이익이 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공화당이 상원에 이어 하원마저 장악하는 이른바 ‘레드 스윕(Red Sweep)’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러한 정책의 실현 기대감을 더 키웠다.

시장에서는 행정부와 의회 모두를 공화당이 장악할 경우 미국 증시의 독주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글로벌자산운용사 인프라캡은레드 스윕이 달성되면 내년 연말 S&P500 지수는 지금보다 약 20% 상승한 7000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이 해트필트인프라캡 설립자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등 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과정에서 증시 투자 심리도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엔저 효과’ 일본만 빼고 韓·中·유럽 증시도 하락



‘트럼프 랠리’를 시작한 미국 증시와 달리 다른 글로벌 증시는 사실상 일본을 제외하고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기정사실화 됐던 지난 6일 오후 코스피(-0.52%)와 중국 CSI 300 지수(-0.50%)‧상하이종합지수(-0.09%)·홍콩 항셍 지수(-2.23%) 전 거래일 대비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강달러 현상과 고금리 부담, 대중 무역 분쟁 등의 우려가 반영되면서 아시아 신흥국 증시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이탈한 영향이다. 다음 날인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04% 소폭 올랐지만, 코스닥은 1.32% 급락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말레이시아 KLCI, 인도네시아 IDX종합, 인도 SENSEX 등도 내림세였다. 다만 이날 중국 증시는 반등했는데, 이는 8일 발표 예정인 중국 정부 재정 부양책 기대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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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1.12포인트(0.04%) 상승한 2,564.63을, 원·달러환율은 0.10원(0.01%) 상승한 1,396.30을, 코스닥 지수는 9.79포인트(1.32%) 하락한 733.52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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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 증시도 돌아온 트럼프 효과에 모두 내림세로 마감했다. 6일(현지시간) 독일 DAX 지수(-1.13%)‧영국 FTSE100 지수(-0.07%)‧프랑스 CAC(-0.51%)는 전부 하락으로 장을 끝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스톡스 50(-1.47%)도 전 거래일보다 큰 폭으로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우는 관세 부과와 강한 보호 무역주의가 유럽 수출품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영향이다. 실제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모든 국가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 국가들이 미국 상품을 충분히 구매하지 않으면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나마 주요국 증시 중에서는 일본만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화답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6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61% 급등한 3만9480.67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3만9000선을 회복한 것은 3거래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강달러를 불러와 엔화 약세를 만들 거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중국 견제를 위해 미·일 동맹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일본 방위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7일 닛케이평균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0.09%) 약보합세를 보였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분석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우려에 당분간 글로벌 금융 시장의 미국 쏠림도 커질 것”이라며 “다만 공약들이 실제 정책으로 어떻게 구현될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면밀히 지켜보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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