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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영풍 석포제련소 조업중지에...중소 철강사 "아연 공급망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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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철강업체 "재고 물량으로 버텨"
고려아연, 물량 추가 공급 예상
맞춤형 제품 즉각 생산 어려워
원재료 정광 수급 문제도


파이낸셜뉴스

영풍석포제련소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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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영풍 석포제련소의 조업중지가 확정된 가운데, 국내 아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타격이 중소 철강업체들에게 집중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7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폐수 유출로 인한 물환경보전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이 최종 확정돼 두 달(1개월+30일간) 동안 조업이 정지된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영풍그룹이 소유한 석포제련소는 고려아연에 이어 국내 아연 시장 2위를 차지하는 대형 아연제련소다. 연간 최대 아연 40만t을 생산하며 국내 점유율 30%가량,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에 달해 글로벌 시장 6위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업금지 조치 이후 정상 가동까지 최대 3~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관 화학공정으로 구성돼 어느 날 갑자기 가동을 중단하기 어려워 사전 준비가 이뤄져야 하고, 재가동을 위한 테스트 기간 등도 필요해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아연 공급 부족 현상이 철강업 등 제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아연의 최대 고객사는 철강사다. 금속 부식을 방지하기 위한 도금용 원료로 쓰여 자동차나 가전제품의 외장재, 건설용 철판재를 만들때 활용된다.

특히 소규모 철강업체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규모가 큰 일부 철강업체에 조업 정지 전 미리 몇 개월치 물량을 공급하며 당장의 공급 부족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은 규모의 철강업체들의 경우 기존에 비축한 아연 재고 물량으로 버텨야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차질에 미리 대응하는 방향으로 고객사 공급 영향 및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영풍의 이번 생산 중단으로 고려아연의 아연 공급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국내 아연 시장 90%를 장악하고 있으며 고려아연은 이 중 60%가량을 공급하는 국내 1위이자 단일 제련소 기준 글로벌 1위 생산자다.

소규모 철강업체들도 당장은 재고로 버티다가 부족해지면, 고려아연을 통해 부족분을 구매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고려아연이 영풍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현재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수출 물량도 잡혀 있어 모든 부족 물량을 공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일부 맞춤형 아연 제품들은 신규 고객사가 요청하더라도 바로 공급이 불가능한 제품도 있다. 점보 아연괴나 합금 아연괴의 경우 구매자 요청 규격에 따라 몰드가 달라져, 미리 시설이 준비돼야 공급이 가능하다.

아울러 최근 아연의 원재료로 쓰이는 아연 정광의 수급이 타이트한 점도 공급망 차질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광산들이 정광 감산을 진행한 탓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영풍 사태 이후 부족분 발생시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정광 재고가 여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정광을 긴급 구매하는 경우 장기 계약보다 30% 가량 비싼 가격에 구매해야 해 단가나 수익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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