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은 바로 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새벽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 나는 여러분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대선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이날 무대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오른쪽 여섯째)와 막내 아들 배런 트럼프(오른쪽 다섯째),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오른쪽 둘째)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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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시간 6일 자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탄 차가 지지자들이 몰려 있는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컨벤션센터로 이동했다. 컨벤션센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인들과 지지자들이 몰려 트럼프를 연호하고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승리 연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늘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 미국의 황금시대를 열어가겠다"며 승리 연설을 했다.
그는 "오늘 밤 우리가 역사를 만든 이유가 있다"며 "나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등에서의 승리를 강조하며 "최소 315표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에게 전례 없는 그리고 강력한 임무를 맡겼다"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이 큰 승리를 거둔 것이며 상원 후보들과 우리가 함께 만들어낸 승리"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차별화했던 자신의 이민 정책을 환기하며 "우리는 이제 국경을 막을 것이다. 불법 이민자들은 국경 밖으로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단에 함께 오른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우리는 방금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역전승을 목격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하에 여러분의 꿈과 자녀의 미래를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 부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 라시비타 트럼프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위대한 여정에 감사드린다"며 "그는 훌륭한 후보였고 미국의 위대한 제47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년 전 유권자들로부터 처절한 정권 심판을 받고 재선에 실패했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등 돌린 민심으로부터 미국을 재건하라는 부름을 받게 됐다. 미국 유권자들은 검증이 안 된 여성 부통령이 아닌, 4년 동안 미국을 통치한 경험이 있는 전직 대통령을 새 리더로 낙점한 것이다. 뉴욕의 부동산 재벌이자 45대 미국 대통령 직함을 가졌던 그가 47대 미국 대통령으로서 새 역사를 쓰는 순간이었다. 올해 78세를 맞은 도널드 트럼프라는 이름 앞에는 늘 새로움과 반전이 거듭됐다. 이날 승리를 거머쥐면서 1892년 대선에서 그로버 클리블랜드(22·24대 미국 대통령)가 승리한 이후 132년 만에 첫 임기 이후 낙선했다가 재선에 성공한 두 번째 징검다리 집권 대통령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8년 전인 2017년 1월 20일 트럼프가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세계는 격변을 맞이했다. 다자주의 무역질서의 수호자인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엄혹한 고립주의로 바뀌었고 특히 중국을 겨냥한 고강도 관세 공격이 시작됐다. 결국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대량 구매하기로 약속하면서 미·중 간 1단계 무역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국내 정치는 순탄치 않았다. 2019년 말 발발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해 심각한 방역 실패를 야기했다. 검사 키트부터 마스크, 인공호흡기 공급 문제로 혼란을 겪었으며, 그 책임을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에 돌리는 모습으로 리더십을 잃었다.
이는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한 결정적 원인이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대선 결과에 불복하다가 2021년 1월 6일 그의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를 공격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세계를 경악하게 한 이날의 민주주의 대참사에도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외치며 정치 전면에 등장했고 올해 7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포기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뒤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바통을 이어받아 대항마로 나섰지만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1946년 미국 뉴욕 퀸스에서 독일·스코틀랜드계 이민자 가정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트럼프는 방 23개와 욕실 9개를 갖추고 기사와 가정부가 상주하는 멋진 저택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른바 '금수저'다. 부친 프레드 트럼프는 'E 트럼프 앤드 손'이라는 부동산 회사를 소유하고 운영했다. 부친의 사업을 물려받은 그는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개발자로서 명성을 키웠다. 특히 트럼프는 2004년 NBC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해 사업가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트럼프가 정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2016년 대선을 1년 반가량 앞둔 2015년 6월이었다.
그는 대선 출마 연설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약속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의 강렬한 구호에 매료된 공화당 지지자들의 세력화가 이뤄지면서 트럼프는 공화당 내 경쟁자들을 제치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와 맞붙었다. 그리고 정치 분석가들과 여론조사 기관의 예상을 뒤엎으며, 힐러리 후보를 제압하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이재철 기자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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