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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美대선 르포] "해리스 찍으며 눈물" vs "트럼프 1천%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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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주 페어팩스 투표소에 유권자 발길…캠프, 막판 지지 호소

"기회와 선택권, 자유 누리고 싶다…트럼프 쫓아낼 날만 기다려"

"세금·국경·물가·범죄 문제 중요…트럼프가 해결할 최적임자"

연합뉴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투표하는 유권자들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청사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2024.11.5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전역에서 차기 대통령을 결정하는 투표에 나선 5일(현지시간) 수도인 워싱턴 DC 인근의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청사에 마련된 투표소에도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버지니아의 2천500여개 투표소 중 하나인 이곳에는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양측의 봉사자들이 각각 청사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투표소로 들어가는 시민들에게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한 유권자들은 천막에 마련된 트럼프 전 대통령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포스터는 그가 총격 직후 주먹을 치켜들고 "싸우자"(Fight)를 외치는 순간을 담았다.

기자가 만난 아이작(32)씨는 세금, 국경, 물가, 범죄 문제가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해결할 최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주를 여행할 때 곳곳에 만연한 마약, 노숙자와 범죄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정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 탓에 미국의 아름다운 도시와 장소들이 완전 엉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주법무장관을 지낸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민주당이 정부를 운영하는 도시들이 민주당의 실정 때문에 망가졌다고 비판해왔다.

아이작씨의 아내 캐런(33·여)씨는 멕시코 출신으로 미국 시민이 된 이후 처음으로 한 투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면서 이민자들이 힘들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입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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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마친 트럼프 지지자들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청사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인 아이작(32)과 캐런(33·여)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1.5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서 연설자로 나선 한 코미디언이 푸에르토리코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웃긴 일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트럼프가 한 말이 아니었고 트럼프는 코미디언을 알지도 못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20년 전 콜롬비아에서 이민 온 나시라 우레고(54·여)씨는 가족과 신앙, 안전을 위해 당연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었다면서 그를 "1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국경 문제가 심각하다. 킬러, 마약, 인신매매 등 무엇이든 들어올 수 있다"면서 "트럼프는 이민자를 사랑한다. 다만 합법적으로 와야 한다고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레슬리 올리보스(29·여)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스패닉계를 선거에서 이기는 데 필요한 숫자로 여길 뿐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다른 히스패닉계가 그런 사실을 보지 못한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여성이자 동성애자이며 히스패닉인 자신에게는 이번 선거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나는 미국이 약속하는 기회와 선택권, 자유를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투표한 유권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분열과 혐오의 정치를 조장한다는 해리스 부통령의 비판에 동의했다.

알바즈 차우두이(26)씨는 "트럼프의 첫 임기가 세계의 종말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될 수도 있다. 혐오 정치가 계속되면 더 곪아서 문제가 될 것이다. 첫 임기 때는 놀랐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일어서서 혐오에 맞서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런 자메닉(32)씨는 "정치에 더 이상 존중이 없다. 난 동료 시민과 주변 사람을 존중하는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해리스와 트럼프를 "사과와 썩은 감자"로 비유했다.

그는 "트럼프는 우리가 가진 최악의 본능을 부추기고 있는데 그런 본능과 성향을 계속 부추기고 살리면 나쁜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역사가 그랬고 우리는 거기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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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 앞서 지지 호소하는 트럼프·해리스 봉사자들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청사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빨간색)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파란색)을 지지하는 봉사자들의 천막이 설치돼 있다. 2024.11.5



버지니아에는 미국 전체 등록 유권자 1억6천412만여명 중 637만여명이 있다.

버지니아는 2020년 대선 때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이 54.4% 대 44.2%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고, 이번에도 해리스 부통령이 안정적으로 승리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승패에 영향을 미칠 경합주는 아니지만, 이날 기자가 만난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 대한 절실함을 드러냈다.

스테파니(64·여)씨는 투표용지에 해리스의 이름을 표시하면서 울었다면서 "난 트럼프를 쫓아낼 날만 기다리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되면 난 며칠, 몇 달, 몇 년 동안 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임기가 어땠냐는 질문에 한숨을 깊게 쉬고서 "우리나라를 분열시켰다. 우리가 사랑하고 알고 지내던 사람들, 친척들과 멀어졌다. 우리는 편을 골라야 했고 그게 모든 사람을 정말 화나게 했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미국은 원래 이런 국가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자녀들을 위해 "친절하고 이해심 있는 미래"를 원한다면서 "모든 사람이 트럼프가 다시 되면 이번에는 정말 미국을 떠나겠다고 한다. 우리는 같은 미국인으로서 그와 연관되는 것을 견딜 수가 없다"고 밝혔다.

패트릭 라우지(56)씨는 기자가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하자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과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에게 이번 선거는 선택의 여지가 정말 없다. 우리나라가 안으로는 경제적으로 더 튼튼해지고, 밖에서는 최대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트럼프가 당선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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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투표소 앞 선거 팻말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청사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이름을 적은 팻말이 설치돼 있다. 2024.11.5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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