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금투세 폐지에 증시 급반등 '화색'
장기투자 자금 유입 기대감 커져
해외 증시와 디커플링 해소될까
개인 비중 높은 코스닥 시장에 '주목'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582.96)보다 46.61포인트(1.83%) 오른 2588.97에 장을 마감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29.05)보다 25.03포인트(3.43%) 급등한 754.08에 마감했다. 2024.11.04. bjk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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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동학개미(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숙원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마침내 폐지로 가닥이 잡혔다. 야당이 장고 끝에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면서, 금투세는 유예 기간 종료를 2개월 앞두고 4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투자자들은 너무 늦었다는 반응과 함께 이제라도 폐지된다는 점에서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2582.96)보다 46.61포인트(1.83%) 오른 2588.97에 장을 마쳤다. 특히 코스닥 지수는 3.43% 급등하며, 금투세 폐지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반영됐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알테오젠(9.26%), 에코프로비엠(7.25%), 에코프로(7.37%), HLB(4.86%), 리가켐바이오(8.96%), 엔켐(6.62%), 휴젤(7.48%), 삼천당제약(4.90%), 클래시스(4.15%) 등은 일제히 초강세를 나타냈다.
양대 지수가 크게 오른 데에는 전날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금투세 폐지'에 대한 동의 발언이 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투세는 국내 주식 투자로 얻은 이익이 연 5000만원을 초과할 경우(채권·펀드·파생상품 등은 연 250만원 초과) 초과액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매기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여야 합의로 통과돼 2023년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시스템 미비, 투자자 시장 이탈 가능성 등의 이유로 2년이 유예돼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앞서 정부·여당은 고액 투자자 이탈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 침체 우려로 '금투세 폐지'를 꺼내들었지만,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시행 여부에 대한 논쟁은 지속됐다.
하지만 이 대표의 발언에 국내 증시가 즉각 반응하면서 금투세는 증시를 억눌러왔던 악재라는 것을 증명하게 됐다. 이미 그동안 금투세는 증시를 발목잡는 복병으로 각인돼왔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코스피는 지난 2021년 6월 고점(3316.08)을 찍은 이후 2100~2900선 사이에서 움직이며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가 하락해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동안 미국을 대표하는 S&P500 지수와 일본 니케이255 지수, 유로스톡스50 등 해외 지수는 국내와 디커플링(탈동조화) 모습을 보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미국의 대선 불확실성과 금투세 등 대내외 악재로 지난 8~9월 코스피가 2500선 아래로 밀려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는 증폭되기 시작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해외 투자로 눈길을 돌리며, 지난달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금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장 탈출은 심화됐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은 금투세 폐지 집회를 여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섰지만, 거대 야당의 반발로 번번히 무산됐다"며 "결국 국내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쫓아 국내를 피해 해외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증시가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한 이유에는 금투세만이 유일한 요소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분명히 심리적인 영향을 상당히 줬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이번 금투세 폐지는 앞으로 시장 투심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는 야당의 금투세 폐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불확실성 해소로 국내 증시에 대한 억눌렸던 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이 존재하는 가운데 금투세 불확실성 해소에 국내 양대 시장은 큰 폭의 반등을 시현했다"며 "소폭 상승 출발 후 보합권 등락 보이던 국내 증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금투세 폐지 동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 폭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금투세 시행에 따른 수급 이탈 우려로 그간 개인투자자들은 중장기 관점의 국내주식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이번 금투세 폐지로 장기투자 관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투세가 폐지로 가닥을 잡으면서 코스닥 시장에 관심을 가져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코스닥의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만큼 '금투세 폐지' 수혜가 반영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코스닥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32.89%에 달하지만, 코스닥은 9.86%에 불과한 만큼,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들의 영향력은 압도적으로 큰 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투세 도입에 따른 개인자금 이탈 우려는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 시장에서 더 컸다"며 "민주당의 금투세 폐지 동의 결정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수급이 급격하게 이탈할 우려가 적어진 만큼 향후 코스닥 시장의 성과가 코스피 대비 개선될 가능성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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