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사건 집중 취재하고 있는 이자연 기자와 스튜디오에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가 명태균씨와 명씨 주변을 오래 취재했잖아요. 잠적한 명 씨를 주말에 마주쳤었다고요.
[기자]
명 씨 측근들과 마찰이 좀 있었는데요. 그날 상황 잠깐 보시겠습니다.
[명 선생님 어디 계세요? 선생님 말씀 좀 나눠주세요. 말씀 좀 나누러 왔는데요.]
[명태균 씨 지인 : {저희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나가세요. {명 선생님 그러면…} 나가라니까 진짜 XX.]
명 씨 측근 사무실 근처에서 대기하다가 마주쳤고요.
변호사와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앵커]
이런 명씨, 곧 검찰에 소환될 텐데 핵심 증거, 녹취를 정말 파기한 걸로 보입니까?
[기자]
물론 명태균 씨 본인만이 아는 일이기는 합니다.
다만 명 씨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측근들 얘기를 쭉 종합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요. 파기하지 않았을 가능성, 여전히 큽니다.
압수수색 전날 밤인 지난달 30일 저녁, 집 앞에서 기다리다 우연히 명 씨 통화 내용을 일부 듣게 됐는데요.
누군가에게 "녹음을 가지러 가겠다"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저희가 주목한 것도 이 부분인데요.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 없지만 녹음 파일을 주변 측근 누군가에게 맡겨 놓은 걸로 보이고요.
압색 전날 밤 검찰 움직임을 감지하고 찾으러 가겠다고 말한 걸로도 추측 가능합니다.
[앵커]
그런데 검찰은 아직도 녹취가 담긴 명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명씨가 오늘(4일) 또 SNS에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 육성 녹취가 없다"고 올렸습니다. 그러면 명 씨 자신은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까?
[기자]
명 씨는 그동안 윤 대통령 부부와 통화한 녹취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없는 것인지 말을 바꿔왔습니다.
휴대전화가 변호사라고 했던 명 씨가 이 '변호사'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여지는데요. 목소리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명태균 (지난 10월 30일) : 없어요. 그러니까 여태까지 말한 것 중에 그런 게 있냐고 없죠. {그 녹취 자체가 아예 없어요?} 없잖아요.]
하지만 민주당이 윤 대통령 육성 녹취를 공개하고 정진석 비서실장이 "취임 뒤엔 접촉하지 않았다"고 해명하자 또 말이 달라졌습니다.
이번에는 "대통령 취임 뒤에 한 통화 녹취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겁니다.
[앵커]
그래서 검찰 강제수사에 관심이 쏠렸던 건데, 검찰이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어제에 이어 오늘 김영선 전 의원을 불러 조사했는데, 김 전 의원은 왜 연이틀 부른 겁니까?
[기자]
의혹의 핵심은 명 씨가 무상 여론조사를 윤석열 후보 캠프에 전달한 뒤 그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온 것이냐입니다.
김 전 의원, 의혹의 시작점인 공천에 대해서 '내 힘으로 받은 거다'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영선/전 국민의힘 의원 : 공천은 막바지로 가게 되면 이제 집합적인 여러 가지가 돼서 예측 불가능이 돼요. 그런 거는 한 적이 없어요.]
명 씨가 대통령 부부와 친하다고 해서 공천을 받아올 수 없다는 주장인 겁니다.
공천 대가로 김 전 의원이 명 씨에게 돈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모두 강혜경 씨 책임이라고 돌렸습니다.
[김영선/전 국민의힘 의원 : (강혜경 씨는) 회계직원이 갖는 입출금 전권이 있어요. 아마 그 돈을 확보하는 게 회계직 공무원의 임무보다 더 중요했던 거 같고…]
[앵커]
김 전 의원은 의혹을 강력 부인하고 있고, 검찰은 녹취 담긴 명씨 휴대전화 핵심 증거도 확보 못 했는데 앞으로 검찰 수사 어떻게 진행되는 건가요?
[기자]
검찰은 의혹의 시작점부터 풀어나가겠다는 전략입니다.
윤석열 후보 여론조사를 한 곳, 김 전 의원 돈이 들고 난 명의는 모두 '미래한국연구소'입니다.
명 씨는 "5년 전에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손을 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럼, 모든 혐의에서 멀어질 수 있게 됩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미래한국연구소 실소유주가 명 씨라는 걸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걸 풀면 모든 퍼즐이 풀린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검찰은 미래한국연구소에 일을 맡긴 적이 있는 지역 정치인 12명을 불러들였는데요.
상당히 강하게 "명 씨가 실소유주인 걸 알지 않았느냐"고 압박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녹취를 확보하지 못한 검찰이 어디까지 명 씨 허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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