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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단독]'사체 훼손' 영관 장교, 피해자 휴대폰으로 '결근'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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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살해 후 차량서 피해자 휴대전화로 부대에 미출근 통보
'범행 들통 우려' 피해자 휴대전화 검거 직전 배수로 버려
범행 은폐, 증거 인멸 시도 정황 드러나 '계획 살인 여부 주목'
노컷뉴스

살인과 사체 손괴, 사체 은닉 혐의로 체포된 육군 영관 장교 A씨가 4일 춘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조사실로 이동하고 있다. 구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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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잔혹하게 손괴한 뒤 강원 화천 북한강 일대에 사체를 유기한 30대 육군 영관 장교가 범행 후 피해자 휴대전화로 부대 측에 출근을 하지 않겠다는 문자를 대신 보내는 등 범행 은폐와 증거 인멸까지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계획 살인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과천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 진급 예정자인 A씨는 전날 서울 강남구 일원역 일대에서 살인과 사체 손괴, 사체 은닉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A씨는 지난 달 25일 오후 3시쯤 과천의 한 군 부대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안에서 여성 군무원 B(33)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A씨는 옷가지로 시신을 덮어둔 뒤 같은 날 저녁 인근 공사장에서 사체를 손괴했다.

그는 이튿날 오후 9시 40분쯤 평소 지리를 잘 알고 있던 강원 화천군 북한강 일대에 사체를 돌덩이를 담은 비닐에 넣어 유기했다. A씨는 10여 년 전 화천의 한 군부대에서 군 생활을 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를 살해한 뒤 차량 안에서 피해자의 휴대폰을 이용해 부대 측에 출근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임기제 군무원이었던 B씨는 지난 달 30일까지 근무가 예정돼 있었는데 출근일수가 3일이 남은 피해자가 무단 결근했을 경우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당시 부대 측은 며칠 남지 않은 피해자가 출근하지 않자 연락을 시도했으나 휴대전화가 꺼져 있었고 범죄 사실을 몰랐던 피해자의 모친이 딸의 '미귀가 신고'를 했을 당시에도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A씨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다가 검거된 서울 강남구 일원역 일대 주차장 배수로에 휴대전화를 버리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노컷뉴스

살인과 사체 손괴, 사체 은닉 혐의로 체포된 육군 영관 장교 A씨가 4일 춘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조사실로 이동하고 있다. 구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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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찰은 범행 은폐 정황 등을 토대로 춘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A씨를 불러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A씨는 이날 이송 과정에서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강원청 수사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지난 2일 오후 2시 46분쯤 화천군 화천읍 화천대교 하류 300m 지점에서 다리로 보이는 시신 일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주민 등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지문 감식과 DNA대조,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해 긴급 체포했다. 훼손된 사체가 담긴 비닐의 테이프에서 A씨의 지문이 나오기도 했다.

검거 당시 범행을 시인한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말다툼 중 홧김에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지난 달 28일 서울 송파구의 한 군 부대로 전근 발령된 상태였다.

경찰 200명과 잠수사 20명, 보트 10대, 드론 2대 등을 동원해 유기된 사체에 대한 집중 수색에 나선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 36분쯤 피해자의 사체를 모두 인양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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