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쇄신' 압박…친윤도 "뭐든 해야" 기류 변화
임기 반환점 전 20% 붕괴…"잘못 떠나 심각한 상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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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정황이 담긴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 공개가 여권을 뒤흔들고 있다. 대통령 취임 3년 차, 임기 반환점을 돌기도 전 기록한 이례적 10%대 지지율에 여권에선 계파를 불문하고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는 모습이다.
'변화와 쇄신' 요구하는 친한계…대국민 사과·개각·김 여사 활동 중단 요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공천개입 의혹에 대한 소상한 설명을 촉구했다. 기존에 언급했던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과 더불어 쇄신용 개각까지 요청했다. 아울러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중단 △특별감찰관 임명을 재차 주문했다.
31일 통화 녹음 공개 이후 나흘 만에 입장 표명을 한 한 대표는 '변화와 쇄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국민들께 법리를 먼저 앞세울 때는 아니다"라며 "당이 중심을 잡고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친한계(친한동훈계)는 한 대표의 쇄신 요구에 보조를 맞췄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정치 브로커 한 사람에게 휘둘려 정치가 길을 잃고 그가 내뱉은 말의 조각들을 붙잡고 휘청거리고 있다"며 "(국민은) 잘못을 인정하면 용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용산 대통령실은 왜 당이 민주당을 공격하고 대통령을 보호해 주지 않느냐고 서운해한다.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라며 "현실을 회피하고 비겁한 변명만을 늘어놓다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직시하고 용기를 내서 변화와 쇄신을 해나갈 것인지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배현진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참석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총선부터 지금까지 국민들께서 끊임없이 주문하신 국민에 대한 태도 변화에 이제는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소장파 김재섭 의원은 "이거는 정치적인 문제고 도의적인 문제고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건데 우리가 법적으로 옳다, 그르다만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국민들이 듣고 싶은 대답을 못 듣고 있는 것"이라며 "대대적인 국정 쇄신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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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리적 문제 없다'던 친윤도 尹 지지율에 기류 변화…"해결책 나와야"
수위에 온도 차는 있지만 친윤계(친윤석열계)에서도 대통령실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윤계는 당정이 분열하지 않고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대통령실의 신속한 조처를 촉구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은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지금은 국면 전환을 위해 뭐든지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똘똘 뭉치는 것이,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쇄신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임기 후반부의 길"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법리적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던 친윤계까지 대통령실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윤 대통령 10%대 지지율 최저 기록 충격파로 풀이된다. 김건희 여사를 넘어 윤 대통령 본인이 의혹의 당사자가 된 만큼 수습이 늦어질 경우 보수 진영 전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단 위기감이 감지된다.
한 친윤계 초선 의원은 뉴스1에 "취임 2년 6개월 만에 10%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이 몇 명이나 있었냐. 이건 윤 대통령이 정말 잘못했냐 아니냐를 떠나 심각한 상황은 맞다"며 "이제 김 여사 문제를 넘어 윤 대통령의 문제가 됐으니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친윤계 중진 의원은 "해당 통화 내용을 봐도 법리적 문제가 없고, 실체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건 맞다"라면서도 "윤 대통령은 영남권에 지역 기반이 없기 때문에 민심이 흔들릴 때 당원들도 같이 흔들린다. 이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영남권 국민의힘 의원은 "아무리 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디커플링(탈동조화)하고 있다고 해도, 일반 국민이 봤을 땐 '그 밥에 그 나물'이다"라며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집권 여당도 위기다. 취임 3년 차에 대통령 지지율이 19%인 정당은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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