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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 (일)

[강일홍의 클로즈업] '생방송 욕설 논란' 안영미, 마이크 떠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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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 대상 방송 진행자라면 '때와 장소' 가리고 신중해야
"아 그리고 뒤돌아서 '씨X' 하는거냐"청취자들에 고스란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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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안영미가 라디오 생방송에서 욕설을 내뱉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안영미는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안영미입니다'를 진행하다 게스트로 출연한 갓세븐 영재, 더보이즈 선우와 토크하던 중 부지불식간에 '씨X'이라는 욕설을 뱉어 논란이 됐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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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강일홍 기자] MBC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의 데이트'는 75년 첫 방송 이후 자그마치 51년째 이어져온 간판 장수프로그램입니다. 초대 DJ 김기덕을 시작으로 주병진 한동준 이문세 윤도현 윤종신 박명수 주영훈 박경림 지석진 뮤지 재재를 거쳐 현재는 안영미가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송인 안영미가 라디오 생방송에서 욕설을 내뱉어 여론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안영미는 MBC FM4U '두 시의 데이트 안영미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난주 안영미는 게스트로 출연한 갓세븐 영재, 더보이즈 선우와 토크하던 중 부지불식간에 '씨X'이라는 욕설을 뱉어 논란이 됐습니다. 욕설이 나온 상황을 잠깐 재구성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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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미는 "아 그리고 뒤돌아서 '씨X' 하는거냐"고 애드리브를 친 뒤 곧바로 사태의 중대성을 간파했지만, 안타깝게도 안영미의 욕설은 전파를 탔고 청취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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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생방송된 'SNL코리아'에서도 '씨X' 욕설, 제작진이 사과

안영미가 선우에게 "생방송 중 팬들이 성대 모사 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고, 선우는 "(제 방송은) 부스 밖에 팬들이 있다. 팬들이 항상 제게 시키고 싶은 걸 스케치북에 적어온다. 그럼 저는 쉬는 시간에 그걸 해준다"고 말합니다.

그 러자 안영미는 "아 그리고 뒤돌아서 '씨X' 하는거냐"고 애드리브를 칩니다. 명백한 욕설이라 일순간 선우와 영재가 당황해합니다. 안영미도 사태의 중대성을 간파한 듯 "신발, 신발한다고요"라고 급히 수습하고 선우도 "(팬들이) 신발끈 묶으라고 하면 돌아서서 묶는다"며 안영미의 말실수를 덮으려 합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안타깝게도 안영미의 욕설은 전파를 탔고 청취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습니다. 생방송인데다 요즘엔 라디오 프로그램도 유튜브로 실시간 영상 중계가 되는 터라 보고 듣는 이들은 민망함과 거북함을 동시에 느껴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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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미는 2016년 생방송된 'SNL코리아'에서도 '씨X'이라고 욕설을 했고 당시 tvN 측 제작진은 "프로그램 제작에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해야 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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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L코리아 시즌6, 드라마 '정년이'→'젖년이' 패러디해 논란

말이란 상황이나 늬앙스에 따라 칭찬 충고 조언, 참말 거짓말, 망언 명언 등으로 뜻과 의미가 다르고, 소통을 위한 대화를 하느냐 싸움을 위한 논쟁을 벌이느냐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격의 없는 편한 지인들끼리라면 비속어든, 설령 욕설이 섞여도 크게 문제될 게 없습니다. 친근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방송은 다릅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해 던지는 진행자의 말에는 지켜야할 기준이 있습니다. 예능적 재미와 즐거움을 담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말의 품격까지야 기대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넘지 말아야할 선은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의 애초 전달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더라도 용납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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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들의 말 실수로 인한 설화는 종종 등장한다. 말은 한번 뱉으면 줏어담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더 신중해야 한다. 사진은 2015년 '드립걸즈' 제작발표 당시 안영미 박나래 최정화 김미려(왼쪽부터).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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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닫고 혀를 깊숙히 간직한다면 어디서나 거뜬히 몸이 편하다'

안영미의 설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안영미는 2016년 생방송된 'SNL코리아'에서도 '씨X'이라고 욕설을 했고 당시 tvN 측 제작진은 "프로그램 제작에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습니다. 최근 공개된 SNL코리아 시즌6에서도 안영미는 드라마 '정년이'를 '젖년이'로 패러디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방송인들의 말 실수로 인한 설화는 종종 등장하는데요. 말의 중요함을 언급할 때 흔히 인용하는 구절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 安身處處宇(안신처처우), 입은 재앙을 여는 문이고, 혀는 자신을 베는 칼이다. 입을 닫고 혀를 깊숙히 간직한다면 어디서나 거뜬히 몸이 편하다.'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면 진실함이 보인다고 말합니다. 눈과 더불어 사람의 내면을 가장 잘 드러내는 표현 수단은 바로 말입니다. 말은 한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말을 조심 해야한다는 뜻일텐데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아무 말이나 마구잡이로 내뱉는다면 방송인으로서 자격이 없습니다.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해서 끝날 일이 아닙니다. 마이크를 떠나는 게 맞습니다.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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