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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아직도 '초록초록' 역대급 '지각 단풍'…"폭염 여파에 물들 시기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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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11월 초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단풍은 좀처럼 기세를 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물들지 못한 단풍이 바로 낙엽으로 떨어지면서, 가을의 운치가 예년만 못하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있는데요.

이심철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전북의 대표 단풍 명소, '내장산'입니다. 한참 '울긋불긋' 물들 시기지만, 아직은 '푸릇푸릇'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단풍이 사라졌습니다.

오수환 / 경기 평택시
"올해는 너무 안들어서 (단풍)잎이 너무 파래가지고요. 꼭 봄에 새싹 난 것처럼..."

단풍 시즌을 맞아 전국을 돌아다니는 전세버스기사들은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방강호 / 버스기사
"이 때쯤 오면 70~80%는 단풍이 드는데, 지금은 한 50%정도.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경북 주왕산도 사정은 마찬가지. 단풍나무는 끝자락만 살짝 검붉게 물들었고, 붉은 물결이 절경이었던 '대전사' 입구 길은 여전히 물들지 않은 단풍나무가 더 많습니다.

당초 설악산 등 강원 지역은 10월 말, 내륙 남부 지역은 11월 초가 단풍 절정으로 예상됐지만, 전국 대부분에서 일주일 이상 단풍이 늦게 물들고 있습니다.

단풍이 늦어지며 아예 낙엽으로 바로 떨어지거나 말라 죽는 잎들도 많아졌습니다.

단풍 절정 시기에 맞춰 노랗게 물들어야 있어야 할 나무는 보시다시피 바짝 말라버렸습니다.

단풍놀이 인파도 지난해 보다 주왕산은 3만 명, 내장산은 2만 명 정도 줄었습니다.

김유진 / 국립공원관리공단 팀장
"일주일 정도 예년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늦가을에 폭염이 좀 계속 됐기 때문에..."

이런 '지각 단풍'의 원인은 지독했던 올여름 폭염. 기록적 폭염과 가을에도 20도가 넘는 고온이 이어지면서 단풍이 물들 기간이 줄어들었고, 일부 지역엔 국지성 폭우가 자주 쏟아지며 일조량까지 줄어, 고운 단풍 색도 잃었습니다.

김동학 / 산림청 국립수목원 연구사
"더위 때문에 단풍 색깔도 좀 고르지 않게 들고 있고요. 전에 낙엽이 먼저 져버리는 그런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지고 제대로 된 가을이 계속 짧아지면, 자칫 '단풍놀이'도 추억으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TV조선 이심철입니다.

이심철 기자(ligh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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