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신규발행 4조원 넘어
지급여력비율 높이려 안간힘
“소비자 부담 증가” 지적도
지급여력비율 높이려 안간힘
“소비자 부담 증가” 지적도
[사진 = 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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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잔액이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9곳과 생명보험사 10곳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잔액은 약 16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들 보험사의 10월 말 발행잔액을 지난해 연말(약 14조2000억)과 비교하면 17.6%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연말 손보사 잔액은 5조8000억원, 생보사 잔액은 8조4000억원이었다.
손보사는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을 포함한다. 생보사는 한화생명, 삼성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동양생명, KDB생명, ABL생명이다.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기준을 맞추기 위한 자본 확충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들이 올 초부터 새로 발행한 자본성증권 규모는 4조원을 넘겼다. 신종자본증권은 1조1000억원, 후순위채는 약 3조5000억원을 각각 신규 발행했다. 롯데손보 등 일부 보험사는 이달 중 추가 발행을 앞두고 있다.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 발행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킥스 비율이 떨어지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킥스는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준다. 현행법상 의무 기준은 100%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기준금리 하락기에는 보험부채가 늘어나 킥스 비율이 내려갈 공산이 크다. 새로운 국제회계제도(IFRS17) 기준에서 보험부채는 시가로 평가하는데, 금리가 하락하면 할인율이 줄고 부채로 평가받는 금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자다. 대규모 자본확충으로 보험사의 이자 부담이 늘면 결국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보험료 상승의 형태로 전가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보험사들이 후순위채를 더 적극적으로 발행하는 것도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실기관으로 인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본성증권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보험료가 올라 보험 가입자들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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