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20대 정신질환 급증...자살·자해 늘어
조현병, 충동적 우울감 극대화...군인 대상 마음건강 교육 강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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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대 정신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세계일보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대 정신 및 행동장애 환자는 2019년 32만8274명에서 2020년 37만7703명, 2021년 43만2026명, 2022년 47만3357명, 2023년 48만6755명으로 매해 늘고 있다.
특히 20대 남성의 정신 및 행동장애는 2019년 15만5534명에서 2023년 20만9109명으로 5만명 넘게 늘었다. 정신 및 행동장애 환자는 우울증이나 조울증, 불면증, 조현병, 공황장애, 자폐증, 강박증, 불안장애, 인격장애, 분노조절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다.
특히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하고 치료가 어려운 조현병은 망상과 환청 등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질환이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는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면제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조현병이나 피해망상이 심할 경우에는 대부분 군면제 판정이 난다.
경희대학교병원 백종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거보다 정신과 방문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편견이 낮아진 게 전체적인 정신장애 환자 수를 끌어올린 면이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이후 청년 정신건강이 전세계적으로 악화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취업과 직장, 학교생활의 어려움 등 관계문제로 우울 불안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준희 교수도 “실제로 초진 많이 늘었다. 개인병원하는 동료 의사들 얘기 들어봐도 예약이 한달 이상 밀려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빚 등 경제적인 문제로 힘들어하는 청년이 많아졌고 자살이나 자해 시도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역병이 부족하단 이유로 무턱대고 정신질환자를 입대시키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한다. 정신질환 병사는 집중력과 이해력이 약하고 충동적이며 우울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복무의지가 강해도 치료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살이나 탈영, 총기사고, 왕따, 구타, 가혹행위 등 각종 사건 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
20년 가까이 군에서 일하고 있는 현역 간부 A씨는 “보호 관심 병사가 아니어도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소통에 어려운 병사가 종종 있다”며 “이런 경우 사고 위험이 적은 행정이라든지 사무직군으로 해당 병사를 이동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D씨는 “결국 일 잘하고 평범한 친구들은 최전방에 배치되는 등의 역차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장병들의 정신적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해 정기적인 정신건강 검진과 마음건강 교육을 통해 상호 이해와 지지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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