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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주간政談<상>] 尹·명태균 '공천 녹취' 파장…정치권 발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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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준석 출연했던 유튜브 방송 다시 화제
용산 "공천 개입한 적 없어"…野 '하야' 주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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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통화로, 윤 대통령이 재보궐 선거를 한 달 앞두고 김영선 전 국민의원 공천에 관여한 정황이 담겼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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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정치권에 핵폭탄이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관여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다.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통화 녹취를 두고 "공천을 지시한 적 없다"고 해명하고, 국민의힘은 '당선인 신분이라 문제없다'라는 법리 해석을 내놨으나, 정작 한동훈 대표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거리를 두면서도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과 하야를 주장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은 추가로 녹취를 공개할 수 있다고 예고한 터라 정국 난맥상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국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녹취 여파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 대표의 두 번째 여야 대표 회담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달 중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는 북한의 대남방송 피해 지역을 찾아 주민들과 소통했다. 북한은 국제법을 어기고 러시아에 파병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 등 무력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한층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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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이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출연했던 작년 11월 유튜브 방송이 다시 소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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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공천받는 건희?...이준석, 지난해 11월에도 알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출연했던 유튜브 방송이 다시 화제라고?

-지난해 11월 3일 방송된 여의도재건축조합이야.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이 의원과 김준일 시사평론가,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이 출연했지. 22대 국회의원 총선 공천 심사를 앞둔 때였던 만큼 전국 지역구를 분석하고 누가 공천이 유력한지 추측하는 내용이었어. 9분 30초부터 방송되는 경남 창원의창 편의 대화를 지금 보면 아주 흥미로워.

-창원의창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21대 국회에 입성했던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은 '현역 연장'을 노리고 있었어. 장 소장은 김 전 의원을 두고 "이분의 백(배경)이 아주 대단해서 공천받을 것 같다"고 말했어. 김 평론가는 "공천받는 '건희'?"라고 웃으며 받아쳤어. 김 전 의원의 '백'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라는 걸 암시하는 발언으로 풀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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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30일 김영선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수조의 물을 손으로 떠서 마시는 모습. /서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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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해당 방송에서 이렇게 언급했어. "저는 모든 걸 알고 있기에 아무 말도 안 하겠다, 너무 정확한 정보이기 때문에. 이번에 당선되면 본인은 6선이 되고 사상 초유로 여성 국회의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번에 부의장 선거 나갔다 떨어지셨다. (본인이) 분명히 윤심(尹心)은 여기 있다고 홍보했었는데 의아했다."

-이 의원의 말이 의미심장한 이유는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2022년 5월 9일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 사이 통화 녹취록 내용 등과 일치하기 때문이야. 녹취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공천 명단을)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공천)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했어.

-이 의원은 지난 2월 '칠불사 회동'에서 김 전 의원과 김 여사 사이 텔레그램을 보고는 '공천 개입이라고 보기에 모호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어. 하지만 이 의원이 22대 총선 전부터 둘 사이가 긴밀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 달리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지난달 31일 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명태균이 통화한 시기는 이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 시절 벌어진 일인 것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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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2차 여야 대표 회담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1일 첫 회담 당시 이 대표와 한 대표의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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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명태균 통화' 파장…떠나간 여야 대표 회담?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공천 거래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이 공개됐잖아. 여야 대표회담도 영향을 미쳤다던데?

-맞아. 한동훈·이재명 두 여야 대표는 지난 9월 1차 회담 이후에 2차 회담을 준비해 왔어.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이 있었던 지난달 21일 이 대표가 만나자고 제안하면서 성사됐지. 실무협의 진행도 지시했는데 추진에 장애물이 있었던 듯 보여.

-지난달 30일에 이 대표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일단 중요한 현안들이 많으니 빨리 논의해야 한다"라고 조속한 회담을 촉구했지. 비서실장을 통해 협의하기로 약속했는데 한 대표 측의 연락이 없다고도 했어.

-통화가 공개된 지난달 31일에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면이 달라지긴 했는데 지금 상황에선 안 된다고 봐야 한다"라고 밝혔지. 이어 "(박정하 국민의힘 비서실장에게) 먼저 연락했고 지난주 금요일 마지막으로 소통한 뒤 연락이 없었다"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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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국면이 달라지긴 했는데 지금 상황에선 안 된다고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이 대표.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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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무산된 걸로 보이는데 무산된 건 아니래. 1일 한민수 대변인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 주말에도 이 대표는 일정을 비우고 한 대표와 만나는 일정이 잡힐 걸로 예상하고 기다리기도 했다. 여전히 이 대표는 회담의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어.

-여야 대표의 만남으로 기대가 많았는데 아쉽기도 하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한 대표에게 친근한 태도를 취하는 걸 주목하고 있어. 지난달 28일엔 "입장이 조금 난처하더라도 한 대표는 말씀하신 대로 오로지 국민만 보고 가라"고 조언을 건넸지.

-'입장이 조금 난처하다'는 말이 눈에 띄는데 말이야.

-맞아. 당정 갈등을 겪는 한 대표와 용산의 틈을 노리려는 전략이라는 말도 나오고. 한 대표가 여당 대표로서의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이를 우회해서 비꼬는 것으로도 보이지. 민주당 일각에선 한 대표가 '종신 대표'였으면 좋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니 말이야. 어찌 됐던 지난 9월에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던 두 사람이 연말에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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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지난달 31일 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명태균 씨와 통화 녹취를 두고 "공천을 지시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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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못 했다" "공천개입 물증 나왔다"…목소리 제각각

-녹취에서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은 명 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을 좀 해줘라'고 그랬는데 말이 많아. 당에서"라고 말하고,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 고맙다"고 화답했어. 이 통화가 실제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자 일단 대통령실의 이전 해명이 거짓이라는 지적이 쏟아졌어.

-대통령실은 10월 8일 명 씨와 관련해 처음으로 내놓은 공식 입장에서 윤 대통령이 대선 경선 이후 주위 조언에 따라 명 씨와 관계를 끊고 문자나 통화한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어. 경선 시점은 2021년 11월인데 녹취된 시기는 2022년 5월 9일이니 이 해명이 거짓이었다는 지적이지.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기억하지 못한 것이라는 해명을 다시 내놨어.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비서실장은 경선 이후 매몰차게 관계를 끊었고 본선까지 연락이 없었는데, 취임 전날 걸려 온 수많은 전화 중에 명 씨 전화가 있었고 이를 받은 것뿐이라고 설명했어. 통화 내용도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서 기억을 못 했다는 거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첫 해명 때 공식 입장에 '기억'이라고 모호하게 표현했다고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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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명태균 씨의 녹취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공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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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시점뿐 아니라 내용을 두고도 거센 공방이 벌어졌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의 물증이 나왔다며 공세를 한층 강화했어. 브리핑과 국감 등을 통해 의원들이 여러 차례 '하야'까지 거론했지. 반면 국민의힘은 이 녹취 내용은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어. 공직자(대통령) 신분이 되기 이전 당선인 때 통화 내용이고, 1호 당원인 대통령이 정치적 의견을 제시한 건 전혀 문제가 없다는 거지. 또 당시 당 공천 결정에 영향을 끼친 사실이 증명된 것도 아니고, 이준석 당시 대표와 윤상현 공관위원장 모두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은 정당했고, 공천 내용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고 했다는 거지. 이렇게 각종 의혹이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지난 1일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김수민 기자

☞<하>편에서 계속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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