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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번엔 바이든의 ‘쓰레기 발언’…공화당 ‘역공’에 민주당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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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 “푸에르토리코 쓰레기 섬” 이후 전세 역전

해리스 “그들에게 테이블에 앉을 자리 줄 것” 거리두기

당 내부서도 바이든에 격분 기류…“최악의 시나리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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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garbage) 발언’이 초박빙 대결이 이어지는 미국 대선 막판 판세를 뒤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 발언을 공격했던 민주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사진)의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들”이라는 발언으로 수세에 몰렸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나는 모든 미국인을 대변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민주당과 해리스 캠프 내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로 인한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의 ‘쓰레기 발언’을 먼저 한 쪽은 트럼프 진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경합주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무단 입국 이주자들을 문제 삼으며 “미국은 전 세계의 쓰레기통”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7일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유세에서 찬조연설을 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했다.

곧바로 푸에르토리코계를 포함한 히스패닉 공동체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 트럼프 캠프는 힌치클리프의 발언이 공식 입장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은 경합주를 중심으로 ‘트럼프는 푸에르토리코에 관심이 없다’며 대대적인 광고전에 나섰다.

양당의 전세는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히스패닉 유권자 단체와의 전화 행사에서 힌치클리프의 발언을 두고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이라고 하면서 뒤바뀌게 됐다. 보수 진영은 즉각 기다렸다는 듯 역공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바이든이 마침내 그와 카멀라가 우리 지지자들을 진정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캠프는 2016년 대선에서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공화당 후보 지지자들을 향해 “개탄스러운 사람들”이라고 부른 것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유세에서 나온 혐오스러운 수사(레토릭)를 ‘쓰레기’라고 표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백악관은 당시 발언 녹취록을 게재하면서 (트럼프) 지지자(supporter)라는 단어 뒤에 문장부호 아포스트로피(supporter’s)를 붙여서 지지자 집단(supporters)이 아니라 특정 지지자(힌치클리프)를 가리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거리 두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바이든이 발언을 해명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도 “나는 그들(트럼프 지지자)에게 테이블에 앉을 자리를 줄 것”이라고 밝히는 등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선거일을 코앞에 두고 터진 바이든 대통령의 대형 말실수로 해리스 캠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 내부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실망을 넘어서 격분하는 기류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는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우리의 목표는 ‘해를 끼치지 말라’였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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