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오스틴 스트라우벨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환경미화원 복장으로 쓰레기 수거 트럼에 탄 채 등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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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판세는 지난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유세에 찬조 연설자로 나선 한 코미디언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부르면서 마지막 변곡점을 맞았다. ‘쓰레기 발언’이 히스패닉을 비록한 소수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성 발언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나서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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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참전한 바이든 ‘말실수’에 상황 역전
트럼프측 인사의 치명적 발언이 나오자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해리스를 지원하기 위해 직접 '참전'해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틴계를 악마화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며 미국적인 것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해리스를 돕기 위해 꺼낸 그의 발언은 미국 국민 절반에 가까운 트럼프의 지지자들을 쓰레기로 칭하는 ‘국민 비하’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더 큰 논란에 휩싸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할로윈 사탕을 나눠주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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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 30일(현지시간) 뒤늦게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 지지자의 혐오적 발언을 쓰레기라고 표현했던 것”이라고 해명하고, 백악관 대변인까지 “바이든은 트럼프 지지자를 쓰레기로 보지 않는다”는 이례적인 브리핑까지 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상황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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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차’ 타고 나타난 트럼프…“이것이 그들의 진심”
트럼프는 이날 위스콘신주 유세에 환경미화원 복장을 한채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쓰레기 수거 트럭을 타고 등장했다. 그는 “내 지지자들은 쓰레기가 아니고, 난 누가 진짜 쓰레기인지 말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쓰레기 트럭이 마음에 드나. 이건 카멀라와 바이든을 기리는 트럭”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유세에서 환경미화원 복장으로 유세장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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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환경미화원 복장으로 유세 연단에 그대로 올라 “2억5000만명의 미국인은 쓰레기가 아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앞서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도 “드디어 바이든과 해리스가 우리 지지자들을 진정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실토했다”며 “그들이 쓰레기라고 부른 것은 그들의 진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은 미국의 심장이며 영혼”이라며 “바이든과 해리스가 미국인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미국을 이끌 수 없고,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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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에 선 그은 해리스…“바이든이 해명했다”
‘쓰레기섬’ 발언 직후 트럼프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던 해리스는 오히려 관련 논란에 선을 그으며 물러났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유세 연설 도중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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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나 “(‘쓰레기 발언’에 대해)바이든이 직접 해명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이어 “당선되면 내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을 포함해 모든 미국인을 대표하고, 그들의 필요와 바람을 해결할 것”이라며 “내가 할 일은 국민을 대변하는 일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쓰레기 발언을 활용해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부각된 소수인종 표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 하루만에 진화 작전으로 전환된 셈이다.
해리스는 이날 유세에서도 내내 “트럼프와 달리 나는 의견이 다른 사람을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여러차례 강조하며 바이든이 자초한 국민 비하 프레임과 명확히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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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269명 동률 선거인단도 가능”
이런 가운데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자체 예측 모델을 통해 두 후보가 538명의 선거인단 중 정확히 절반인 26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동점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렇게 될 경우 대통령은 하원에서, 부통령은 상원에서 결정하게 된다. 이코노미스트의 분석 모델은 여론조사 외에 각주별 경제 통계와 과거 선거 결과, 인구 특성 등의 요인을 추가해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도출된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유세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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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CNN의 러스트벨트(오대호 인근의 쇠락한 공업지대) 3개 경합주에 대한 여론조사에선 해리스가 2곳에서 박빙으로 앞서고, 한곳에선 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두 사람은 48%로 동률을 이뤘고,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선 해리스와 트럼프가 각각 48% 대 43%, 51% 대 4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만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 28일까지 집계된 결과로 ‘쓰레기섬’ 논란에 따른 지지율 변화를 거의 포함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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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마러라고…해리스는 모교서 개표 확인
한편 두 사람은 11월 5일 선거 당일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개표 과정을 지켜볼 예정이다. 해리스가 택한 곳은 자택인 캘리포니아가 아닌 자신의 모교인 워싱턴DC 소재 흑인 전문 교육기관 하워드대학다. 하워드대는 인종차별을 금지한 민권법 시행 이전에 흑인을 위해 설립된 전문 교육기관인 ‘전통적 흑인대학(HBCU)’으로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의미를 담은 결정으로 해석된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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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팜비치엔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다. 다만 선거 기간 두 차례 암살 시도 대상이 됐던 트럼프는 보안 상의 이유로 구체적인 동선이 노출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때는 당시 거주지였던 뉴욕 트럼프타원에 있었고, 2020년 대선 때는 워싱턴에서 개표를 지켜봤다.
미국 대선의 본투표일은 다음달 5일이지만, 만약 판세가 박빙으로 진행될 경우 당선자 확정까지는 다소 시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2020년 대선 때는 11월 3일 대선의 결과가 4일 뒤인 7일에 돼서야 확정되기도 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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