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남매 독자경영]이마트·신세계百 계열분리
마트·백화점 실적선방에 명분 확보
2016년 주식 맞교환 지분구조 정리
공정법상 친족독립경영 요건 해소
계열분리 작업은 수년 소요될 듯
자산 기준 재계 11위인 신세계(004170)그룹이 30일 이마트(139480) 부문과 백화점 부문의 계열 분리를 공식 발표했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해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한다.
31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그룹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정유경 신임 회장은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에 올라 백화점 부문을 이끈 지 9년 만에 부회장 직위를 건너뛰고 회장 자리에 앉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하고 각각 당시 총괄사장이던 정유경 회장과 정용진 회장이 맡아왔다. 수년이 소요되는 계열 분리 작업을 거치면 양 사업 부문은 별도 기업집단으로 갈라진다.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디에프(면세점),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패션·뷰티),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세계까사 등을,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마트와 SSG닷컴(쓱닷컴), G마켓(지마켓), SCK컴퍼니(스타벅스),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등을 맡아 책임경영을 강화하게 된다.
이마트와 신세계 지배구조를 보면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 지분 18.6%, 정유경 회장이 신세계 지분 18.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0.0% 보유하고 있다. 추후 승계와 계열 분리,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 작업에서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도 정용진·정유경 회장에게 각각 증여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트·백화점 바닥찍어…각자 경영능력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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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은 2011년 이마트를 신세계에서 인적 분할한 이후 정용진 회장이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 복합쇼핑몰, e커머스(전자상거래) 중심으로 사업을 이끌고 정유경 총괄사장이 백화점과 아웃렛, 면세점, 패션·뷰티 등을 맡아왔다.
2016년에는 두 사람이 가진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해 얽혀 있던 지분 구조를 정리했다. 당시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 지분 7.31%를 정유경 사장에게, 정유경 사장은 이마트 지분 2.52%를 정용진 회장에게 각각 양도했다. 이를 통해 상호 보유 지분이 상장사는 3% 미만, 비상장사는 10% 미만이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상 친족독립경영 요건을 해소했다.
2019년에는 이마트와 신세계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을 신설했다. 뒤이어 2020년에는 정 회장 남매의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 8.2%씩을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사장에게 각각 증여했다. 당시 두 사람의 각 회사 지분율이 각각 10.3%에서 18.5%로 올라가며 최대 주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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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분리하면 11위였던 신세계에서 백화점은 26위로···정유경 역할 관심
이마트는 외연 확장 과정에서 떨어진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정용진 회장 주도의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정용진 회장은 이날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을 통해 이마트의 판매본부와 트레이더스 본부를 영업본부로 통합하고 전략마케팅본부를 신설했다. G마켓은 실을 폐지해 조직을 간소화했다.
상대적으로 그룹 내 비중이 적었던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정유경 회장의 승진과 계열 분리를 계기로 미래 성장 발판을 다지게 됐다. 그간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 총괄사장으로 본격적인 경영을 맡은 2016년 이후 백화점 사업 부문의 매출과 손익을 2배 성장시켰다.
특히 업계 처음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연 거래액 3조 원을 달성하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신세계백화점은 롯데백화점에 이은 만년 2위에서 1위를 넘보는 지위에 올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정유경 회장이 직접 해외 명품을 유치하고 백화점 현장 고객 서비스와 마케팅, 하우스오브신세계 등 공간 기획과 디자인을 직접 챙겼다”면서 “총괄사장이 된 후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신세계 센텀시티 등 주요 상권의 대표적인 백화점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적 회복이 더딘 면세점 부문의 턴어라운드를 어떻게 이끌지 경영 능력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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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등 주주 승인 남아···이명희 회장 남은 지분 증여할 듯
이마트와 신세계가 공동으로 소유한 SSG닷컴 지분은 신세계가 사업적으로 더 가까운 이마트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를 각각 갖고 있다. 2021년 이마트와 신세계가 함께한 네이버와의 지분 교환은 전략적 판단에 따라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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