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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쩍쩍 갈라진 과일에 속타는 농가…수확 앞두고 '열과'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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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부터 사과가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금사과'로 불렸는데, 수확 철인 요즘도 좀처럼 가격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폭염 때문에 익기도 전에 갈라지고 쪼개진 사과가 너무 많기 때문인데, 다른 과일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합니다.

정영재 기자가 현장 취재 했습니다.

[기자]

빨갛게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려있습니다.

수확 철이 한참 지났지만 따지 못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다 갈라지고 쪼개졌습니다.

올여름 기록적 폭염에 나무가 물을 너무 많이 빨아들여 생긴 '열과 현상' 탓입니다.

[임병건/사과 농장 주인(충남 당진) : 10일 정도 이어지면서 쫙쫙 빠개진 게 아니고 그냥 하루 사이에 사과가 쫙 벌어진 거에요. 너무 당황스럽더라고요.]

출하를 불과 보름 앞두고 벌어진 일, 수확량은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임병철/사과 농장 주인(충남 당진) : "그렇죠? 퍼석퍼석해요. 이건 다 버려야 된다는 얘기예요. {맛이 없어요.}"]

멀쩡한 사과라도 건져보려 하지만 이번엔 다른 게 문제입니다.

사과를 따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상처 없는 사과 골라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1시간을 일했는데 이 상자 하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이마저도 빨갛게 물들지 않아서 제값을 받기 어렵습니다.

충남 예산과 당진에서만 사과 농장 150곳이 이런 피해를 봤습니다.

[이승범/사과 농장 주인(충남 예산) : {썩어가고 파리 꼬이고 하는 거 보시면 더} 더 하죠 버려야죠. 아프니까 마음 아프니까.]

제주도 상황도 비슷합니다.

초록색 레드향은 익기도 전에 터졌습니다.

하루하루 어떤 게 터질지 알 수 없습니다.

바로 따지 않으면 개미 밥이 돼버립니다.

[현선미/레드향 농장 주인(제주 서귀포) : 오늘 멀쩡했던 게 내일 가보면 가로로 쫙 금이 간다든지 열십자로 쫙 벌어져가지고…]

급격한 기후변화에 내년엔 또 어찌 될지 두렵습니다.

하지만 태풍 같은 자연 재해가 아니란 이유로 보상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문석빈 이우재 / 영상편집 김영석]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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