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가 일반 공모방식으로 진행되며 '우군'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고려아연의 우군으로 평가받는 현대자동차가 거리두기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공개매수가 인상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현대자동차 측에서 불참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 이사회에도 또 다시 불참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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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은 30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총 373만2650주를 일반공모 방식을 통해 유상증자하기로 의결했다. 기존 발행된 총 주식수의 18%에 해당하는 수치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물량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당했다. 전체 주식의 약 3%에 해당한다.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현 고려아연 경영진 및 우호지분 합계는 43.26%(기존 지분 39.26% + 우리사주조합 4%)로 증가한다. 공격자인 영풍∙MBK 지분율 42.67%보다 0.59%p 더 높아진다.
유상증자에는 기관 연합과 고려아연측 모두 참여할 수 있으나 청약 수량은 1인당 3%로 제한됐다. 그렇기 때문에 우군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려아연은 현재 현대차 뿐만 아니라 한화, LG, 한국타이어 등 국내외 기업들과 우호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까지 이들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그런 가운데, 고려아연 우군들의 거리두기가 감지돼 더욱 주목된다. 고려아연이 이날 오전 개최한 이사회에는 총이사회 구성원 13명 가운데 11명이 출석했다. 불참한 2명은 기타비상무이사인 김우주 현대차 기획조정실 전무와 사외이사인 성용락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다. 이들은 지난 2일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을 결의할 당시와 11일 공개매수가 인사 결의하는 회의 등 이미 두 차례 불참했다. 이번까지 세 차례이다.
업계에서는 이사가 이사회에 연달아 불참한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고려아연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꺼내든 수단들이 배임 가능성을 남기며 리스크가 적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돈을 빌리고, 주주들이 대신 갚게 되는 모양새가 됐다.
연합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윤범 회장은 고금리 차입금으로 주당 89만 원에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해 회사에 막대한 재무적 피해를 입혀 놓고선 그 피해를 이제는 국민의 돈으로 메우려 하고 있다"며 "최 회장의 유상증자 결정은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배임이라는 점을 자백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onew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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