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이태원서 대규모 압사사고…159명 사망
전문가들, "핵심은 숨 쉴 공간 확보"…'복싱·팔짱 자세'
넘어졌을 땐 웅크리고 '태아자세'…머리와 복부 보호
인천소방, 유튜브 채널서 '팔짱자세' 시범 영상 게재
[서울=뉴시스] 박원장은 복싱자세와 팔짱자세 모두 숨 쉴 공간을 확보하는 자세라고 설명했다 (사진= 유튜브 채널 '나인비뇨기과' 캡처 ) 2024.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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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지윤 리포터 = 핼러윈과 같은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에서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문가들은 압사 사고 상황에서 '나를 지키는 자세'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로의 한 거리에서 다중밀집사고가 발생해 159명이 숨졌다. 사망자 대다수의 사인은 질식에 의한 심정지였다.
사고 발생 이후, 전문가들은 개인 SN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압사 사고 현장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자세'를 상세히 설명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는 굽힌 두 팔을 올린 '복싱자세' 혹은 '권투자세'라고 불리는 자세를 권했다.
그들은 이미 많은 군중이 몰려 자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먼저 숨 쉴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비뇨기과를 운영 중인 박원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권투자세'보다 '팔짱자세'가 더 효과적인 대처 자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복싱 자세를 취하게 되면 팔의 근력을 이용해 몸을 보호하게 된다. 머리, 가슴을 팔로 보호하는 것이다. 이런 자세를 취하게 되면 외부 힘에 굉장히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복싱 자세는 '가드'를 올리듯이 두 팔을 굽혀 얼굴과 상체 앞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되면 외부 압력에 높게 든 두 팔이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박원장은 "더 좋은 자세는 팔짱을 끼는 것"이라고 했다.
팔짱을 낀 채 어깨와 수평이 되도록 하면 관절의 힘과 뼈의 강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근력이 사용되지 않는다. 뼈의 힘을 사용한 이 자세는 복싱자세보다 더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그는 "복싱자세도 그렇고 팔짱자세도 그렇고, 이런 자세들의 목적은 머리를 보호해서 의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또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해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흡하기 위해서는 흉곽이 늘었다가 줄었다가 하면서 공기를 들이마셔야 하는데 호흡을 내쉬는 상황에서 압력을 받으면 흉곽이 늘어날 수 없다. (그래서) 숨을 들이마시는 게 힘들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인천소방은 팔짱자세를 시범 보인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 유튜브 채널 '인천소방TV' ) 2024.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인천소방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압사 사고 대응 요령'을 알려줬다. 시범을 보인 대응 자세는 '팔짱자세'였다.
세 명의 남성 대원은 일렬로 줄지어 선 채로 구석에 있는 대원을 강하게 밀었다. 강한 힘을 받은 남성 대원은 팔짱 자세를 유지하며 가슴 앞 공간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박원장은 "군중의 힘에 저항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군중이 모이게 되면 물이 흐르듯 일정한 흐름이 생기게 되는데, 이에 저항하거나 역류를 시도하면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에서 넘어졌다면 곧장 '태아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태아자세는 몸을 웅크린 채 팔로 머리를 보호하고, 다리를 최대한 구부린 자세다.
그는 "꼭 몸을 숙여서 동그랗게 말아줘야 한다. 그래야 외부의 강한 충격에서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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