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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한나절이면 1천명 수송"…러, 민항기로 북한군 신속배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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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러 극동과 최전방 오가는 수상한 민항기 포착"

평양-쿠르스크 6천500㎞…열차로 가면 7일 이상 경로 노출

연합뉴스

러시아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의 A330 여객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우크라이나군과 대치 중인 전선에 도착하는 정황이 보이면서 이들이 민항기를 이용해 신속 배치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평양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州)의 직선거리는 약 6천500㎞에 이른다.

가장 효율적으로 북한군을 실어나를 수 있는 수단은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잇는 길이 9천289㎞의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광활한 국토 때문에 러시아군은 제정 러시아(1721∼1917년) 시절부터 주로 열차를 통해 병력을 수송해 왔다.

이 경로를 택할 경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만 최소 7일이 걸리고, 다시 쿠르스크로 이동하는데 6∼7시간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쿠르스크가 아니더라도 우크라이나와 멀지 않은 러시아 서부까지 열차를 쓰고, 이후에는 트럭 등 차량을 활용할 수도 있다.

실제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은 민간용 트럭에 실린 채 이동하던 북한군 병사들이 쿠르스크 인근 고속도로에서 러시아 경찰의 검문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감청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문제는 열차로 다수의 군인을 옮길 경우 보안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의 신승기 연구위원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 인터뷰에서 "(열차는) 정보 유출 위험이 크고, 정차할 때마다 민간의 눈에 띌 수 있어 작전 보안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개한 보급품 받는 북한군 추정 병력
(서울=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화정보부 산하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2024.10.21 [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인공위성을 이용한 미국과 서방 각국의 감시에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다.

그런 까닭에 열차보다 비싸더라도 비행기로 북한에서 최전방 인근까지 병력을 옮기는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신 위원은 말했다.

그는 "(대형기) 서너편이면 한나절만에 1천명을 옮길 수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민간 항공기를 사용해 이러한 움직임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북한군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극동에서는 최근 몇주사이 수상쩍은 비행편이 드나드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NK뉴스는 전했다.

예컨대 지난 22일에는 러시아 소형항공사 아이플라이(iFly) 소유의 에어버스 A330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륙해 최전선인 러시아 서부 로스토프나도누로 향했다.

최다 300명을 태울 수 있는 이 여객기는 이후에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두차례, 하바롭스크에서 두차례씩 모두 네차례에 걸쳐 러시아 극동에서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두 곳은 모두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훈련을 받고 있다고 여겨지는 곳들이라고 NK뉴스는 지적했다.

특히 이 항공기가 내린 로스토프나도누 공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영공폐쇄 때문에 민간 목적의 전세기는 현재 이착륙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항공편들은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의 출도착 스케줄에도 기록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군·정보 소식통을 통해 북한군 목격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쿠르스크는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차량으로 10시간 거리다.

이밖에 러시아 정부 소유 Il-96-300 여객기가 지난 23일 평양과 모스크바를 왕복한데 이어 27일 밤에는 러시아 공군 여객기가 북한에 도착했다가 러시아 서부로 향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고 NK뉴스는 전했다.

NK뉴스는 이러한 의혹과 관련한 질의에 아이플라이 등은 즉각적으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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