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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내가 1등 할 거야" 무조건 이기려고 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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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서현] Q. 만 5세 남자아이 엄마입니다. 아이가 까다롭고 고집이 센 편이에요. 또래와 잘 놀다가도 줄을 설 상황이 되면 "내가 1등 할 거야" 무조건 이기려고 하다가 싸우게 돼요, 주차장에서 1등 하겠다고 뛰다가 사고 날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어요. 보드게임을 할 때 질 것 같으면 규칙을 바꾸거나 지는 것을 못 참고 물건을 던지거나 감정을 폭발합니다. 친구나 가족들과 보드게임을 하면 꼭 울거나 싸움으로 끝나서 난감합니다. 가위바위보를 하게 되면 지는 것을 억울해하고 울어버립니다. 이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혼을 내봐도 소용이 없네요. 그게 뭐라고 사소한 것도 지나치게 혼자만 이기는 것에 목을 매서 이기적인 아이로 크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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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잘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삶의 에너지이자 인간의 본능이다.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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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재 아이가 놀이 규칙을 지키지 않고 마음대로 하려고 하니 여러 가지 또래 갈등이나 위험한 상황이 생기는 것에 대해 부모님께서 걱정이 될 것 같습니다. 사례의 아동은 기질적으로 새롭고 흥미로운 것에 대해 이끌리며 다소 성급하다 보니 부주의한 행동을 보일 때 혼이 나거나 제한을 많이 받게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겨서라도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좌절되면 감정을 더욱 조절하기 어려워서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는 것을 못 견디는 아이 어떻게 도우면 좋을지 알아보아요!

1. 아이의 이기고 싶은 마음은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무언가를 잘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삶의 에너지이자 인간의 본능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만큼 일상에서 스스로 성취하고 유능감을 느끼는 경우가 적습니다. 아이가 이기려고 애를 쓰는 것이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주 사소해 보이더라도 아이는 그것을 통해 "내가 해냈다" "내가 이겼다" "나는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야" 존재감을 느끼려는 시도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아이가 감정과 욕구를 있는 그대로 수용 받는 경험은 감정조절 능력을 향상하고 정서지능을 높이면서 사회성 발달의 기초가 됩니다.

아이가 이기고 싶은 마음은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면서 안 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제한하고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타일러주세요.

"별이야 이기고 싶었는데 져서 크게 실망했구나. 게임에서 지면 화가 날 수 있어."

"화가 난다고 물건 던지는 건 안 돼. 어떻게 하고 싶은지 말해봐. 다시 해보자"

"아이고, 눈물이 날 만큼 많이 속상했구나."

2.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알려주세요.

논리적 사고와 판단 기능을 하는 전두엽 발달이 미숙한 유아기에 아이들이 다음 상황에 대해 예측하지 못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일반적인 행동입니다. 아이의 예상되는 위험한 행동이 있다면 미리 주의하도록 알려주고 아이가 잘 들었는지 물어봐 주며 상기시켜 줍니다.

"별이야 이제 주차장에 갈 거야. 주차장에서는 뛰어가면 다칠 수 있으니까 엄마 손 잡고 걸어가야 해!"

"달리기가 하고 싶으면 이따가 집 앞에 차가 없는 운동장에 가서 해보자."

3. 아이들의 실수에 관대해지세요.

아이는 부모 또는 가까운 양육자의 말을 내면화하며 자아가 발달하기 때문에 잘할 때만 지지를 받거나 충동적이고 실수가 잦아 혼이 많이 나고 자란 아이의 경우 "나는 잘해야지만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라는 신념을 가지게 되어 이기거나 1등을 하지 못하는 것을 못 견디고 자기수용(자율성 발달의 하위척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실수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일 때 아이는 '실수할 수도 있어. 다음에 잘하면 되는 거야’ 점차 두려움 없이 경험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배우며 자신의 행동을 수정해 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있는 그대로 수용 받은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과 타인을 수용하고 사회성이 발달합니다.

"별아 잠깐만! 엄마가 미리 말했지만, 깜빡 잊었구나. 주차장에서 뛰면 위험해. 손잡고 가자"

4. 유아기에는 보드게임 규칙을 지키기 어려운 시기라는 것을 알아주세요.

놀이 발달단계에서 만 5세~6세가량의 아이들은 가상놀이에서 사회적 규칙을 내면화하는 게임 놀이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입니다. 이때 아이들은 아직 이기고 싶은 욕구가 앞서다 보니 규칙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알지만 반칙하거나 규칙을 바꾸려고 시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좌절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게임 하는 중간에 다른 놀이로 전환하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아이의 이러한 발달단계를 이해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아기 아동의 사회성을 돕는 보드게임 방법

1)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원래 게임 규칙에 대해서 설명해줍니다.

2) 규칙이 아이 수준보다 어려운 경우 쉬운 규칙으로 축소해서 시도해 보도록 하고 점차 규칙을 늘려가도록 합니다.

3) 게임은 규칙을 꼭 지켜야 승패를 가를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중간에 규칙을 바꾸는 것은 안 된다고 미리 조율합니다. 아이가 충분히 연습하고 게임 시작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4) 아이가 반칙하거나 규칙을 바꾸려고 시도한다면 게임을 잠시 중단하고 놀이로는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5) 아이가 마음대로 게임 놀이를 할지 규칙을 지키면서 게임을 할지 결정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줍니다.

6) 아이가 규칙을 잘 지키면서 게임을 하는 경우 지지해 주고 규칙을 지키기 어려워하는 경우엔 감정을 수용하고 준비가 되면 다시 시작하기로 조율합니다.

*간혹 또래보다 정서 및 사회성 발달이 미숙한 아이 경우에 고학년이 되어서도 규칙을 지키기 어렵거나 지는 것을 못 견뎌 하는 아이들이 더러 있는데, 마찬가지로 위와 같은 과정을 적용하며 아이를 비난하지 않고 이기고 싶은 욕구와 감정은 수용하되 규칙을 내면화하는 과정을 견뎌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5. 일상에서 성취감과 유능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세요.

아이들은 일상에서 스스로 주도하고 조절해 보며 자기 능력을 향상해 가는 경험을 많이 할수록 지는 것이나 작은 좌절에 대해 견디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아이의 작은 변화도 알아 차려주고 구체적 칭찬과 지지를 해주세요. 신발 정리하기, 옷 스스로 고르기, 숟가락 놓기 등 집안일 돕기는 아이가 가족의 일원으로서 도움이 되는 행동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불안이 높아 무언가를 시도하기 어렵거나 쉽게 포기하는 아이라면 점차 시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까지 이기려고 애를 쓰는 아이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알아보았습니다.

유아기의 발달 과업은 자기조절 경험을 통해 자율성과 주도성을 획득해 가면서 또래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느끼는 것이고 이것은 갑자기 뚝딱 형성되는 것이 아닌, 영아기부터 스스로 해내는 시도들이 반복되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주도적으로 하려는 마음이 길러지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이서현은 숙명여자대학교 놀이치료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놀이심리상담사 2급(한국놀이치료학회), 청소년상담사 2급(여성가족부), 임상심리사 2급(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센터 일산점에서 아이와 부모가 따뜻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아동심리상담, 놀이치료, 부모양육태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마인드카페는 2016년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로 출발해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종합 정신건강 플랫폼이다.

■ 엄마, 아빠를 위한 전문가 칼럼: tip.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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