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
■ 농어촌 가치 재평가를
힐링공간 조성해 소멸 속도 지연… 스마트팜 등 활용해 청년농 육성
■ 농수산식품 위상 높아져
식품산업은 소규모 기업이 대다수… 법률 근거 마련해 수출 촉진해야
안전 먹거리 마련에도 집중할 것
장태평 위원장은 “1000억 달러 식품 수출 규모 달성을 위해서는 수출진흥촉진법의 신속한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원 포토그래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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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위원장 장태평)는 현장에서 제기되는 수많은 의견을 듣고 중장기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농어업·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농어촌 지역 발전 및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 오랜 공직 생활 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2008∼2010년)을 지내고 현 정부 첫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맡아 역할을 수행 중인 장태평 위원장은 “지방 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에 선제적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농어촌이 도시민에게 살고 싶고, 즐기고 싶은 곳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지역 소멸의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장 위원장은 “주민등록 인구를 증가시킨다는 건 무리가 따를 수 있지만 관광·휴양 등을 목적으로 농어촌을 방문하는 생활 인구를 많이 유치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각 지역별 이색적인 매력을 지닌 농어촌의 경우 도시민에게는 쉼과 활력을 제공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지방 소멸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를 쉽게 막기는 어렵다. 이러한 지방 소멸 현상에 맞서기 위해서는 소멸 속도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두는 동시에 농어촌 지역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 농어촌이 지닌 가치를 부각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민이 주거지를 옮기진 않더라도 농어촌을 힐링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최근 현장과 소통을 하면서 어떤 어려움을 느끼나.
“농업경영에 투입되는 비용 상승이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시설농업, 양식업 종사자의 경우 에너지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커지면서 소득이 점차 줄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어업에 기술 경영을 적극 도입하고 농업경영 기법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줘야 한다. 최근 ‘경북형 농업대전환’ 정책이 주목받고 있는데 다른 지방정부에서도 벤치마킹할 만한 좋은 사례다.”
―식품산업의 수출 촉진을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면.
“다른 산업에 비하면 식품산업은 상당히 낙후된 경향을 띤다. 몇몇 식품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식품기업이 9인 이하의 소규모 기업이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라면, 김, 김밥 등 K-푸드에 대한 세계적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네덜란드의 연간 식품 수출 규모가 1320억 달러(약 179조 원)인데 우리나라는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120억 달러(약 16조 원)에 그친다. 수출 진흥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만 따른다면 우리나라도 네덜란드 수출 규모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일본의 경우 2019년부터 수출 촉진을 위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전 세계 21개 주요 도시에 수출지원센터를 조성해 식품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출진흥촉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농어업 분야 발전에 있어 예산의 뒷받침은 충분하다고 보나.
“어떤 분야든 예산은 부족하기 마련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는 게 관건이다. 우리나라 농어업은 대부분 소규모 형태로 전국 각지에 분산돼 있다는 특성을 지닌다. 물론 모든 농가에 고르게 예산을 배분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충분한 고민을 통해 생산성·효율성이 가장 높은 곳에 집중 투입한다면 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식품산업과 함께 농어업에도 가내수공업 형태의 생산 방식에서 탈피해 첨단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청년 등 미래 세대에게 농어업·농어촌이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젊은 세대가 애국심만 갖고 농어촌·농어업을 선택하진 않을 거다. 무엇보다 충분한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 정부에서도 3만 청년농 육성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우리 위원회에도 청년자문단을 운영 중이다. 자문단과 전국을 순회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는데 청년들이 농어업 기술을 제대로 배우고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배 농어업인과 멘토-멘티를 형성해 주거나 스마트팜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그 외에도 농어촌에 부족한 교육·의료·문화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삶의 질 향상에도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최근 안전 먹거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상당히 높은데….
“과거 광우병 사태에서부터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이슈에 이르기까지 안전 먹거리에 대해 국민의 관심과 우려가 매우 높은 편이다. 국민에게 꼭 드리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나라 농수산식품에 대한 안전 기준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만큼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안전한 먹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더욱 신뢰를 받는다면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 농수산식품에 대한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믿는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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