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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하늘 나는 택시’ 2년내 英런던서 운행… “도심-외곽 20분내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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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ech와 함께 안전운전] 동아일보-채널A 2024 교통안전 캠페인

〈14〉 UAM 중심지 떠오른 런던

강변-건물 옥상 등에 이착륙장… “얼굴인식 문 통해 10분내 탑승”

교통체증-환경오염 해결 기대… 화재 매뉴얼-대피시설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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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영국 런던의 스카이포츠의 헬리콥터 이륙장에서 헬리콥터가 이륙을 앞두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 전문 기업인 스카이포츠는 2년 안에 이곳을 UAM 이착륙장인 버티포트로 개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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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영국 런던 동부의 한 헬리포트(헬리콥터 비행장). 런던 제2의 금융 중심지로 꼽히는 카나리 워프에 위치한 이곳은 영국의 도심항공교통(UAM) 전문 기업인 ‘스카이포츠’가 운영하는 비행장이다. 템스강과 런던의 주요 명소가 코앞인 이곳에서 아시아계 관광객 6명이 연신 “어메이징!(신기하다)”이라고 외치며 헬리콥터에 탑승했다. 이들을 태운 헬리콥터는 약 15분간 런던 상공을 날며 주요 관광지를 돌았다.

‘하늘을 나는 택시’로 불리는 UAM은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수직 이착륙기가 저고도 비행을 하는 도심 교통 시스템이다. 대도시의 교통 체증과 환경 오염을 해결할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 역시 UAM 상용화가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UAM을 구축해 2026년부터 긴급구조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 ‘하늘을 나는 택시’ 2026년엔 본격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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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전문 기업 어번에어포트가 내년 초 공개를 앞두고 있는 건물용 UAM 전용 이착륙장 ‘버티포트’의 축소 모형. 런던=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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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가 찾아간 헬리포트에서는 현재 하루에 10∼20대의 헬리콥터가 이착륙하고 있었다. 2년 안에 UAM 이착륙장인 ‘버티포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버티포트란 ‘수직 비행(vertical flight)’과 ‘공항(airport)’의 합성어로 수직이착륙 비행체가 이용하는 정거장을 말한다. UAM은 일반 헬기와는 다르다. 큰 프로펠러가 동체 위쪽에 달린 헬기는 소음이 크고 이착륙 공간도 넓어야 한다. 반면 날개에 작은 프로펠러가 여럿 달린 형태인 UAM은 소음이 작고 이착륙 공간도 적게 필요하다.

영국 정부가 UAM 상용화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6년에 맞춰 스카이포츠는 UAM 이착륙에 필요한 배터리 충전 및 화재 예방 시설 등을 준비하고 있다. 스카이포츠 관계자 롭 윌슨 씨(29)는 “런던 곳곳에 버티포트를 짓는 중”이라며 “2년 안엔 승객을 태운 UAM이 런던 도심과 외곽을 20분 안에 잇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UAM은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어 활주로가 따로 필요 없는 것이 특징이며 전기를 사용해 최대 소음도 대화 수준인 65dB에 불과하다. 속도는 헬리콥터처럼 빨라 서울 중심에서 인천공항까지의 거리인 30∼50km를 최대 20분 안에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포츠의 지역 총괄인 제임스 버컴쇼 씨는 “비행기처럼 거대한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헬리콥터보다는 100배 이상 조용하다는 게 UAM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 및 기업은 2026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스카이포츠사는 이미 프랑스 파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일본 등에서 UAM 시범 운영을 진행했다. 현재는 런던 동부와 서부, 버밍엄 등에 버티포트를 짓는 중이다. 헬리포트가 버티포트로 바뀌어 실제 운영에 들어가면 승객들은 10분도 채 걸리지 않고 탑승 절차를 완료할 수 있게 된다. 버티포트에 도착한 뒤 라운지에서 좀 기다리다가 설명을 듣고 바로 타면 된다. 윌슨 씨는 “시간의 지체를 줄이기 위해 자동 얼굴 인식 기능을 갖춘 탑승문을 개발 중”이라며 “탑승료는 250∼300파운드(약 45만∼54만 원)를 예상하지만 운영 대수가 늘어날수록 비용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건물 위에서 UAM 탑승하는 버티포트도 개발

영국에선 건물 옥상에서 UAM을 탈 수 있는 버티포트도 개발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UAM 법인인 슈퍼널과 함께 2022년 영국 버밍엄 인근 코번트리에 세계 최초의 버티포트 ‘에어 원(Air One)’을 선보인 어번에어포트가 대표적이다. 에어 원은 기존 헬리포트와 비교해 약 60%인 직경 46m의 돔 형태로, 커번트리 도심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현재까지 약 1만5000명의 방문자가 다녀갔다.

8일 런던 본사에서 만난 앤드리아 우 어번에어포트 최고경영자(CEO)는 에어 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기존 헬리포트의 10분의 1 크기인 차세대 모델 모형을 선보였다. 이는 도심의 일반 건물 위에 지을 수 있고 모듈식 건축 방식을 활용해 공사 기간도 짧다. 우 CEO는 “루프톱을 활용하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없어 기존 교통체계와의 통합에 훨씬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UAM의 성공적인 장착을 위해선 지하철, 버스 등 기존 교통체계와 연계되는 것이 중요하다. 우 CEO는 “UAM은 집에서 타고 회사로 가는 개념이 아니라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버스와 지하철을 타는 중간에 탑승하는 수단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UAM의 성공적인 활용을 위해선 인구가 약 950만 명인 서울과 런던 등에 최소 15∼20개의 버티포트가 필요하다.

● 상용화되면 강남 안 거치고 남양주→판교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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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이 서울, 런던 등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도시에서 상용화되면 도심 외곽에서 외곽을 오갈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심을 가로지를 때 발생하는 교통체증, 피로도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남양주에 살며 판교로 출근할 때 굳이 강남의 교통체증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UAM은 미래 교통수단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 위험성도 있다. 버컴쇼 씨는 “UAM은 상용화 전이라 화재 매뉴얼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UAM 개발과 동시에 화재 매뉴얼과 버티포트 내의 대피 시설 개발도 서두르는 중”이라고 밝혔다.

런던=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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