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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화)

中 나이키 매장 1년새 331개 폐쇄… 美와 갈등속 ‘애국소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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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020년 7조원→작년 5조원대

경기침체-취업난 청년층 소비 감소

‘안타’ ‘타스팅’ 등 토종업체 급성장

동아일보

최근 중국에선 내수 부진과 애국주의 열풍 등의 영향으로 나이키(왼쪽)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매출이 크게 줄며 문을 닫는 매장이 늘고 있다. 반면 중국 토종 스포츠의류 브랜드인 안타스포츠는 중국에서 나이키 차이나의 매출을 넘어서며 급성장하고 있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중국에서 나이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매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300개 넘게 문을 닫았다. 주 고객층인 젊은이들의 주머니가 얇아지면서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고 있고, 애국주의 소비 심리 확산으로 해외 브랜드나 요식업 프랜차이즈를 굳이 찾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대만 차이나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내 나이키 최대 유통업체인 타오보인터내셔널의 직영 매장 수는 올 8월 말 기준 5813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331개 줄었다. 2021년 7695개였던 중국 내 타오보인터내셔널 매장 수는 지난해 말 6144개로 줄었다. 2020년 약 360억1000만 위안(약 7조 원)이었던 매출 규모 역시 지난해 289억3000만 위안(약 5조6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촉발된 내수 부진 속에 주 고객층인 젊은이들이 일상 소비에 대한 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층들이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기보다는 온라인에서 저렴한 가격의 가성비 제품을 주로 구입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수년째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과의 무역 갈등 속에 중국인들의 애국주의 소비 성향이 두드러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토종 의류 브랜드 안타스포츠의 매출은 2022년 나이키 차이나의 매출을 넘어섰다. 이후 양측의 매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차이나타임스 역시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의 업체 간 치열한 저가 경쟁, 토종 스포츠 브랜드의 성장 등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요식업에서도 해외 프랜차이즈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중국 언론에는 미국의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 매출 감소와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2019년 상하이에 처음 매장을 연 쉐이크쉑은 진출 초기 매장마다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최근에는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면서 우한, 광저우, 홍콩 매장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쉐이크쉑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비싼 가격이 터무니없다’는 글을 올리는 사례가 잦다.

반면 ‘차이니즈 버거’를 강조하는 현지 요식업체 ‘타스팅’은 2022, 2023년 6078개의 신규 매장을 세우며 급성장했다. 타스팅은 이달 들어 미국 맥도널드를 제치고 화라이스, KFC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매장이 많은 햄버거 브랜드가 됐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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