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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화)

[Editor’s Note] 한국 경제도 뒤흔드는 미국·일본 ‘정치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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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과 일본의 정치적 격변이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일본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15년 만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엔화 값이 급락했습니다. 엔화 값은 달러 당 153엔을 돌파, 석 달 만에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일부에선 달러당 155엔까지 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앞서 미국 대선 당선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방위적인 관세 인상 정책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미국에 공장을 짓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칩스법’을 맹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대만이 당장 큰 충격을 받고 있지만, 한국도 예외는 아닌 상황입니다.

관세 인상 등 트럼프의 정책 방향은 달러 가치의 급속한 강세를 이끌며 ‘트럼프 트레이드’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엔화 약세와 트럼프발 수퍼달러는 국내 외환시장에 당장 충격을 줍니다. 일반적으로 원화는 엔화 움직임에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외환 시장에선 원화값이 달러당 140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원화가치가 적절한 약세를 유지할 수 있다면 수출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현실은 주요 수출 경쟁국인 일본 엔화값이 더 하락하면서 그 가능성은 적어지고, 원화가치 하락의 폐해만 강해지는 형국입니다. 당장 에너지 등 수입 가격이 올라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물가를 압박할 가능성이 큽니다. 원화 가치 하락의 방향뿐 아니라 그 변동 폭과 속도가 너무 크고 빠르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타국의 정치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방법도 마땅치 않아, 당분간 금융시장의 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승녕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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