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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과반 실패' 이시바의 자충수…정권 교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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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선거 같은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15년 만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이시바 총리가 취임 한 달 만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다시 선거를 치르는 승부수를 띄웠는데, 이게 최악의 성적표로 돌아온 겁니다. 우리와도 여러모로 가까운 일본에 이 선거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잠시 뒤 도쿄를 직접 연결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먼저 자세한 선거 결과부터 박상진 특파원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기자>

이시바 총리 취임 뒤 한 달 만에 치러진 중의원 선거는 자민당의 참패로 막을 내렸습니다.

전체 465석 가운데 자민당은 191석, 연립여당 공명당은 24석을 얻는 데 그쳤습니다.

자민당 단독은 물론 양당을 합쳐도 215석에 불과해 233석인 과반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2009년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이후 15년만입니다.

이시바 총리는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고, 질책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시바/일본 총리 : 자민당은 진지하고 엄숙하게 선거 결과를 받아들여 깊이 반성하고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자민당 참패는 당내 비자금 추문과 고물가 같은 경제 상황 악화 등으로 민심이 등을 돌린 결과로 분석됩니다.

반면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중도층 끌어안기에 성공하면서 기존보다 50석이 늘어난 148석을 확보했습니다.

제1야당이 전체 의석수의 30% 이상을 확보한 건 21년만으로 다른 당에서 8석만 협조하면 자민당이 추진하는 개헌도 저지 가능해졌습니다.

[노다/입헌민주당 대표 : 선거 결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적어도 정권교체 직전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과반 확보에 실패한 자민당에서는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이즈미 선대위원장이 사의를 표했지만, 간사장과 대표 등 윗선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국민 생활과 일본을 지키는 일로 직책을 완수해 나갈 것이라며 중도 퇴임을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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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거처럼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10년 넘게 유지해 왔던 과반 의석이 무너지면서 일본 정치권에는 상당한 혼란이 예상됩니다. 이 내용은 도쿄 특파원과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상진 특파원, 총리의 야심찬 승부수가 결국 실패로 끝난 셈인데 선거 패배, 가장 큰 이유는 뭐라고 봐야 합니까?

<기자>

오늘(28일) 오후 이시바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했습니다만, 자민당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데는 당내 비자금 추문에 대한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이시바/일본 총리 : 국민의 우려와 불신, 분노를 불식시키지 못한 것이 선거의 최대 패인입니다.]

비자금에 연루됐지만 46명이 선거에서 심판을 받겠다고 나섰다가 62%인 28명이 낙선할 정도로 국민의 시선은 싸늘했습니다.

게다가 선거 막판 비자금 문제로 공천에서 배제한 의원의 소속 지부에 당 활동비 1억 8천만 원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자금 추문에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앵커>

선거를 다시 했으니까 총리도 다시 지명해야 하고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집권 자민당으로써는 과반이 되지 않아서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기자>

일본 정국은 말 그대로 격랑에 빠져들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해산 뒤 총선을 치른 일본은 다음 달 특별국회를 열어 다시 총리 지명절차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자민당 입장에서는 이시바 총리의 재지명을 위해서는 야당의 협력이 필수입니다.

때문에 기존 공명당은 물론 다른 야당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크게 의석이 늘어난 입헌민주당 또한 야당 전체가 의석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정권 탈환을 노려볼 수 있게 됐습니다.

때문에 다음 달까지 각 정당 사이에 물밑 교섭에 따른 이합집산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이런 불투명한 정국 상황으로 이시바 정권은 당분간 국내 사안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 한일관계의 대담한 결단이나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김병직)

박상진 기자 nj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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