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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파병 북한군, 러 최전선에 도착…10~20대 초 앳된 신병으로 추정”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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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 민간 트럭으로 북한군 최전선 수송 중” 감청 자료 공개

동아일보

우크라이나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최근 공개한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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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최정예가 아닌 10~20대 초반의 신병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는 북한군 병사들을 민간 번호판을 단 트럭을 통해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로 수송하고 있고, 일부는 이미 최전선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 시각)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의 전선에 도착했다. 싸울 준비는 얼마나 돼 있나(North Korean Soldiers Arrive on Russia’s Front Line. How Ready Are They to Figh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가장 훌륭하고 뛰어난’ 군인들이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WSJ는 공개된 북한군 파병 병사들의 영상과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번에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집결한 병사들이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징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이들의 왜소한 체구를 볼 때 북한 전역에 만연한 영양실조를 보여준다고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이 파병한 부대가 북한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폭풍군단’(11군단) 소속 병력 등 총 1만2000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WSJ는 “북한의 특수부대 훈련이 주로 산악 지형인 남한에서의 요인 암살이나 기반 시설 파괴를 수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을 따라 펼쳐진 넓은 평원에서 벌어지는 참호전에는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또 “앳된 얼굴의 북한군 병사들은 한 차례도 북한 밖으로 나와본 적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한군은 노후화된 구식 재래식 군사 장비를 운용한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퍼시픽포럼의 연구원 제임스 JB 박은 “김 위원장이 처음에는 상대적으로 비교적 쉽게 쓸 수 있는 병력을 보내 국내외 반응을 살피려는 것일 수 있다”면서 “이는 후에 더 숙련된 군인들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한국, 우크라이나 당국의 평가에 따르면 이번 달 약 3000명의 북한군 병사들이 선발대로 러시아에 도착했다. 이들은 지난주 다양한 러시아 군사 훈련장에서 포착됐고,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가 부분적으로 점령한 러시아 국경 지역인 쿠르스크주에 도착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파병받은 북한군 병사들을 민간 번호판을 단 트럭을 통해 최전선으로 수송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군사 당국이 27일 밝혔다.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기관(HUR)은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경찰이 27일 쿠르스크-보로네시 고속도로에서 민간 번호판이 달린 카마즈 트럭을 멈춰 세운 뒤 이뤄진 대화가 담긴 감청 자료를 공개했다.

이 감청 오디오에는 경찰이 이 트럭을 북한군 수송 차량임을 알지 못하고 멈춰 세웠고, 러시아 제810 독립 해병여단(Separate Marine Brigade) 장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경찰들과 나누는 대화가 담겨 있다. 제810 독립 해병여단은 카마즈 트럭을 통해 북한 지원군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대다.

이 트럭에는 북한군 병사들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럭 운전사는 문서 형태의 전투 명령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찰은 쿠르스크-보로네시 고속도로에서 트럭을 멈춰 세운 이유를 밝히고, 러시아군 장교들은 트럭 운전자에게 적절한 서류가 없었던 이유를 경찰에게 설명하는 내용이 감청 오디오에 담겨 있다.

HUR는 이를 근거로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은 러시아 부대로 향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27, 28일에 최초의 북한군을 전투지역으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기관의 감청 내용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표와 일치한다”라고 전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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