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22일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시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쿠에이트시티=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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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가 자국 군사시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폭격과 관련해 '미국 공모설'을 제기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국영 IRNA통신을 통해 "이스라엘의 작전에서 미국의 협력은 우리에게 매우 분명하다"고 밝혔다. 전날 자국 군사시설을 공습한 이스라엘의 작전이 미국과의 공모하에 이뤄졌다는 주장이었다. 아락치 장관은 "그들(미국)은 최소한 영공 통로를 제공했다"며 "과거 이스라엘에 공급한 방어 장비 역시 어떤 면에서 이번 작전 공모(의 근거)로 간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 등에서 이스라엘이 펼친 모든 작전도 미국이 공모한 것으로 본다며 "중동에서 '미국 없는 이스라엘'은 아무런 힘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란의 요청과 알제리, 중국, 러시아의 재청으로 28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보도했다. 아락치 장관이 유엔 안보리에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규탄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열어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아락치 장관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영향력을 언급하며 "안보리가 역내 긴장을 완화하거나 이스라엘의 행동을 막을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없다"고 IRNA통신에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26일 최신예 전투기 F-35를 비롯, 정찰기와 무인기(드론) 등 항공기 100여 대를 동원해 이란 군사 시설 공격을 단행했다.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발사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 이란은 즉각적인 재보복에 나서는 대신 비교적 절제된 반응을 택하면서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내놨지만, 당분간 중동의 불안한 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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