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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러 파병 북한군, 10~20대 추정… 선발대로 '총알받이' 투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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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WSJ, 북한군 영상·정부 당국자 인용 분석
"한반도 산악에 익숙… 참호전 경험 없을 것"
한국일보

지난 18일 우크라이나 문화정보부 산하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SPRAVDI 엑스 계정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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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 장병들이 최정예가 아닌 10~20대 초반의 신병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공개된 북한군 영상과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전선에 집결하고 있는 북한 군인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가장 훌륭하고 뛰어난 인재들은 아닐 수 있다"고 전했다.

WSJ는 영상 속 북한 군인들이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징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들의 비교적 작은 키와 체구를 볼 때 북한 전역에 만연한 영양실조를 반영한다고도 진단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북한군이 파병한 부대는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속 병력 등 총 1만2,000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11군단은 소위 '폭풍군단'으로도 불리는 북한 최정예 특수부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WSJ는 북한의 특수부대 훈련이 주로 산악 지형인 한반도에서의 암살·기반 시설 파괴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넓은 평원에서 참호전을 벌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익숙치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경험이 적고 노후화된 장비로 무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이들이 선발대로서 러시아 전선에서 소모될 수 있다는 게 WSJ 분석이다. 소위 '총알받이용'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퍼시픽포럼의 연구원 제임스 JB 박은 김 위원장이 처음에는 상대적으로 '소모 가능한'(expendable) 병력을 보내 국내외 반응을 살피기를 원할 수 있다면서 "이들은 후에 더 숙련된 군인들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쿠르스크 전선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은 아직 전투에는 참여하지는 않고 있으며, 향후 어떤 역할을 할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WSJ은 만약 북한 군인들이 최전선에 투입된다면 이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매우 위험한 '궤멸 지역'(meat grinder)으로 여기는 살상 가능 지역에 투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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